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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월세 100만원 시대, 계속 늘어나는 세입자 부담


입력 2024.03.14 06:04 수정 2024.03.14 06:04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전세사기 여파·고금리 장기화로 월세 수요 늘어

지난해 12월 월세가격지수 112.2, 역대 최고

“전월세전환율도 높아져…주거비 부담 더욱 커질 것”

지난 한해 동안 거래된 서울 아파트 월세는 총 11만349건으로 평균 금액은 102만4966원인 것으로 집계됐다.ⓒ뉴시스

지난 한해 동안 거래된 서울 아파트의 월세 평균 가격이 월 100만원을 넘어서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거래된 서울 아파트 월세는 총 11만349건으로 평균 금액은 102만4966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평균 90만원, 2022년 98만원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 월세가 가장 높았던 구는 용산구로 평균 207만원이었다. 이어 서초구 177만원, 성동구 171만원, 강남구 158만원, 종로구 123만원 순이다.


월세가 가장 높았던 단지는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64㎡로 지난해 7월 보증금 20억원에 월세 4500만원에 계약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73㎡가 보증금 20억원, 월세 4100만원에, 올해 1월에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94㎡가 보증금 20억원, 월세 3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로 인해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게 됐고, 고금리 장기화로 보증금이 적은 월세에 수요가 늘어나면서 평균 월세 가격이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KB부동산 데이터허브의 월세가격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112.2로 2015년 12월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1월은 112.1로 12월 지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95㎡ 중형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는 월세가격지수는 2022년 1월 100.0을 기준으로 2년째 상승하고 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세입자는 급등한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해 은행 대출을 받느니 월세를 선택하고, 집주인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부담이 커 월세로 전환해 이자 부담을 줄이자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전세 보증금 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계약 시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서 세입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도 전년도에 비해 상승했다.


올 1월 기준 서울 평균 전월세전환율은 4.17%로 2021년 3.13%, 2022년 3.63%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7월과 8월 전월세전환율은 4.23%로, 하반기 들어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전월세전환율은 같은 주택의 1년 월세 임대료와 전세금을 비교한 것이다. 예를 들어 전세금 1억원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전월세전환율 5%를 적용하면 연 500만원이 되고, 이는 한달에 약 41만6000원의 월세를 내게 된다. 이에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월세 부담은 커지게 된다.


그는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전세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해 전에 비해 전세 수요는 줄고 월세 수요가 늘면서 평균 월세도 높아졌다”며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데다 금리 인상, 대출 부담에 이어 월세 가격마저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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