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중 3개 …순위권 내 유일한 산업 투자 상품
지수·개별 종목도 초강세…금리인하 기대감↑
의료대란·공매도 재개 의한 변동성 주의 필요
올해 시작부터 반등 조짐을 보이던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강세 굳히기’에 돌입했다. 제약·바이오주들이 연일 상승 랠리를 이어가자 해당 종목들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며 강세를 입증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2.8~3.12) 동안 국내 834개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다. 해당 상품은 한 달간 31.09%의 수익률을 자랑했다.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와 함께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26.69%),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22.32%)도 수익률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ETF를 제외하면 수익률 상위권을 자랑한 상품들이 코스닥 지수 추종형이라는 점에서 산업군 내 바이오 업종의 긍정 흐름이 확실시된다는 분석이다.
수익률 톱10에는 들지 못했으나 ‘KODEX 헬스케어’, ‘TIGER 헬스케어’, ‘KBSTAR 헬스케어’ 등이 나란히 신고가를 기록한 점도 제약·바이오 업종의 훈풍을 재확인했다.
ETF와 함께 지수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들을 포함한 KRX300헬스케어와 KRX헬스케어 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16.55%(2639.06→3075.72), 14.68%(3017.37→3460.47) 상승해 전체 지수 상승률 1~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80%(2620.32→2693.57) 오른 것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개별 종목들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연초 제약·바이오주를 이끌었던 HLB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부터 전일까지 91.32%(5만700→9만7000원) 급등했다. HLB의 바통을 이어받아 최근 제약·바이오주 섹터를 주도한 알테오젠 역시 올해에만 104.06%(9만8500→20만1000원) 수직 상승했다. 이 외에도 시노펙스·바이넥스·에스텍파마 등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글로벌 금리인하 기대감, 신약 개발·해외 계약 등과 같은 개별 기업의 호재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는 듯한 입장을 밝힌 영향이 크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시장에는 금리 인하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때 제약·바이오 산업은 초기 자금 투입이 많아 금리 인하가 호재로 작용한다. 이와 더불어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국제 학술행사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각각 4월, 6월 개최를 앞둔 만큼 제약·바이오주의 강세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위험자산 선호와 학회 이슈 등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소외 불안 증후군(FOMO·포모) 현상으로 주가가 과열 국면에 진입해 상승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촉발된 의료 대란의 장기화 가능성, 하반기 공매도 재개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현재 주가가 급격히 상승한 종목들의 대다수가 가치 평가가 아닌 단순 투자심리에 의해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허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는 순환매, 대외환경 등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공매도 재개 이후 변동 폭이 커질 수 있고 의료 대란과 관련해서는 제약사의 영업활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