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주 “테크닉, 소리, 자신감 모든 게 완벽…평가한 제가 영광”
김형자 “극찬에 부끄, 많이들 웃으셔서 기분 좋아…‘돈타령’도 있어”
배우 김형자가 JTBC ‘사연 있는 쌀롱하우스’(진행 노사연‧‧지상렬)에서 호랑이 심사위원으로 정평이 난 가수 겸 작곡가 박선주로부터 기립박수와 100점 만점의 호평을 받았다.
23일 방송된 144화에서 진행자 지상렬은 “잠시 자리를 비운 (전)원주 어머님을 대신해 특별한 누님을 모셨습니다. 털털하고 화끈한 누님, 배우 김형자 누님!”이라고 소개했다. 열한 살 많은 전원주에게 ‘어머님’, 동생인 김형자에게 ‘누님’이라고 표현하는 게 어울릴 만큼 배우 김형자는 빨간 니트스웨터에 통바지로 싱그러운 느낌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는 사연 있는 초대손님으로 보컬트레이너이자 음반 프로듀서 박선주, 트로트가수 은가은이 출연했다. 지상렬은 ‘심사위원계의 드렁큰 타이거’ 박선주가 출연한 만큼 노래경연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쌀롱하우스배 노래자랑대회 ‘제1회 목소리 포도청’이 열렸다.
노사연이 박선주와 함께 심사위원을 맡고, 지상렬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3인조 그룹 R.ef 출신의 프로그램 고정 게스트 성대현, 배우 김형자, 가수 은가은이 참가자로 스튜디오 진용을 새로이 했다.
“원주 언니의 빈자리를 잘 메우고 가겠다”던 김형자는 2번 참가자로 나서 스튜디오를 흔들었다. 심지어 무반주, 오로지 본인의 가창력과 유연한 몸짓, 장난기 넘치는 무대매너로 구전가요 ‘술타령’을 라이브로 불렀다.
불과 두 동기를 불렀을 때 지상렬이 김형자를 막아섰다. “노래자랑이지 개그콘테스트가 아니”라며 말렸고, 경쟁자 성대현은 웃음 터지게 재미있고 유쾌한 무대에 ‘이것은 반칙’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박선주, 노사연 등이 “너무 잘했는데 왜 그러느냐”며 강제로 끊긴 노래에 항의하자 무대가 이어졌다.
김형자는 KBS어린이합창단 출신에 젊은 시절 음반을 낸 가수답게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잘 나가다가 잘 나가다가 그놈의 술 때문에 술 술 술, 신세 망쳤네 신세 망쳤네 술 때문에 신세 망텼네 술 술 술, 아! 술 술 술이 웬수다 아! 술 술 술이 웬수다, 맞다 맞다 맞았다 술이 웬수다!”라는 해학 넘치는 가사와 구성진 가락을 맛깔나게 소화했다. 요란스럽지 않지만 섹시한 동작, 무대를 종횡무진 하는 과감한 춤사위에 스튜디오가 발칵 뒤집혔다.
모두가 일어나 브라보를 외치며 기립박수로 열광했다. 노래자랑 사회자 지상렬이 “박선주 심사위원이 기립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뭡니까”라고 물으며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에 놀라움을 표하자, 김형자는 입을 가리고 허리를 굽혀 부끄러움과 감사를 표했다.
박선주는 착석한 뒤 “이야, 저 진짜, 일단 제 점수를 먼저 드리고 가겠습니다”라며 100점이 든 심사판을 들어보였다. 모두에게서 감탄이 터져 나오자 박선주는 진지한 심사평을 내놨다.
“정말, 정말! 왜냐하면, 밀고 당긴다고 하잖아요, 쫙 갔다가 싹 들어오시고, 쫙 갔다가 싹 들어오시더라고요. 노래 ‘테크닉’적으로 완벽하셨고, 보컬의 ‘소리’도 완벽하셨고, 제가 늘 강조하는 ‘내면의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 했는데 거기서도 완벽하셨기 때문에 제가 감히 평가를 했다는 게 너무, 진짜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100점 만점에 100점입니다.”
극찬이 가득한 심사평이 이어지는 내내 김형자는 손을 볼에 댄 채 ‘볼 빨간 사춘기’가 되어 심사위원장 박선주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어 심사위원 노사연 역시 “길게 말할 게 없어요, 한 마디예요. 노래 자체에 연륜, 살아온 깊이가 담겼다, 그 한마디. 노래에 필(feel, 느낌)이 있어요. 아까 본 그 퍼포먼스,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라고 호평했다.
배우 김형자가 24일 데일리안에 모두를 놀라게 한 무대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을 밝혔다.
“선배의 자리를 메우러 간 거라 되레 더 책임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대단한 마스터 심사위원 박선주 씨한테 칭찬받으니 너무 놀랍고 굉장히 기뻤어요. 사실, ‘술타령’은 방송 오래 하면서도 어디서도 공개하지 않은 숨겨둔 노래였어요. 기회가 되면 비장의 무기를 꺼내야지 했는데, 저만을 빛내기보다 선배 대타일 때가 낫겠다 싶어 부르게 됐습니다. 2절 ‘돈타령’도 있거든요, 그것도 부를 날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방송 보고 크게 웃었다고 연락 주셔서 저도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며 연극과 악극으로 연기 영역을 확장하는가 하면, 노래와 춤에도 일각연이 있음을 과시하는 배우 김형자. 모든 활동에 공통점이 있으니 깊은 감성, 타고난 유머 감각, 감춰지지 않는 여성미다. 감성 덕에 노래가 살고, 유머 덕에 연기가 빛나고, 여전히 미소가 아름다워 나이를 잊게 한다. 그런 만능연예인 김형자의 ‘돈타령’을 기대한다.
해당 방송은 프로그램 홈페이지나 티빙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