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작년 日·獨 주요 글로벌 모터쇼 불참
올해 첫 모터쇼 '뉴욕오토쇼'서 신차 대거 출격
투자 한 만큼 벌어들일 시장 찾는다
지난해 도쿄모터쇼, IAA(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에 불참했던 현대차·기아가 오랜만에 미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가한다. 글로벌 주요 모터쇼들의 위상이 흐려지고 있는 가운데, 모터쇼 단골손님을 자처했던 과거와 달리 '주요 판매 시장'에만 집중 투자해 이목을 끌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달 29일부터 개최되는 2024 뉴욕국제오토쇼에 참가할 예정이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3사가 모두 부스를 꾸린다.
현대차는 이번 뉴욕오토쇼에서 상품성 개선을 거친 픽업트럭 모델 2025 산타 크루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 중 하나인 투싼 부분변경 모델도 선보인다.
기아는 신형 K4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K4는 K3의 후속모델 격으로, 해외시장 전략형 모델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앞서 K3(포르테)가 스포티지에 이어 판매 2위에 올라있던 모델인 만큼,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2위에 올라있는 만큼 신차와 함께 전동화 모델들도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공개한 아이오닉5 N을 포함해 코나EV, 투싼 PHEV 등을, 기아는 현재 미국 시장에 진출해있는 전용 전기차 EV6, EV9을 함께 무대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기아의 이번 뉴욕 오토쇼 참가가 주목되는 것은 최근 모터쇼 참가에 있어 줄곧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수많은 글로벌 주요 모터쇼가 수년 만에 막을 올렸지만, 현대차·기아의 부스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리는 독일 IAA(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디트로이트 모터쇼·도쿄모터쇼에 모두 불참했다.
글로벌 주요 모터쇼에 참가해 브랜드 이름과 신차를 선보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데다, 과거와 비교해 모터쇼의 위상이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기아에 '공략할 필요성이 있는' 시장에서 열리는 모터쇼에는 공격적으로 출전했다. 실제 작년 현대차·기아가 세계 4대 모터쇼를 뒤로하고 참가한 모터쇼는 중국 상하이모터쇼, 청두모터쇼, 인도네시아 국제오토쇼 등 3곳이다.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이 낮아 판매 확대를 노릴 필요가 있거나, 경쟁사를 제치고 집중 공략할 필요성이 있는 국가들이다.
이에 따라 이번 뉴욕 오토쇼 참가 역시 현대차·기아의 주요 무대인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격전지인 데다, 현대차·기아의 최대 판매국이기도 하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역시 현대차는 작년 기준 테슬라에 이어 전체 판매 2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 신차, 차량 디자인이 중심이 됐던 과거의 모터쇼들이 전동화흐름에 따라 소프트웨어 등 기술력이 중시되면서 위상이 흐려지고 있다"며 "현대차는 전략적으로 필요한 시장에서 신차를 알리고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모터쇼를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