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토스證, 투자 가능 플랫폼 확대
IBK證, 디지털 강화로 고객배가 목표
IB 부문 위축에 사업다각화 시도 활발
신규 트레이딩시스템 개발을 통해 고객 유입 경로를 다각화 하려는 증권사들의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수익성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리테일 점유율 확보가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IBK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신규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했거나 개발 단계에 있다. 웹트레이딩시스템(WTS)으로의 외양 확장 시도도 활발하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애플의 PC 운영체제(OS)에서도 작동되는 맥(MAC) 연동 HTS를 신규 출시했다. 기존 HTS는 대부분 윈도우OS 기반으로 제작·운영돼 맥북과 아이맥 등에서는 거래가 제한적이었는데 이 틈을 파고 들었다.
토스증권은 현재 사내 베타 테스트 중인 WTS를 이르면 오는 5월 출시한다. 기존 MTS 주식 거래 서비스를 PC 기반의 WTS으로 확장시키려는 것으로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홈페이지 접속 만으로도 주식 거래를 가능하게 해 투자진입 장벽을 낮추겠단 시도다.
IBK투자증권은 생성형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규 MTS를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단 계획이다. 신규 MTS는 지난해 12월 개발에 착수했고 올해 10월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기존 MTS 내부에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도 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예상 평단가를 계산할 수 있는 ‘물타기 계산기 도구’를 선보였고 KB증권은 생성형 AI을 활용해 양방향으로 맞춤형 투자 정보를 제공 ‘스톡(Stock) AI’를 공개했다.
증권사들의 MTS·HTS 외양 확장은 리테일 점유율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는 각 사 대표들의 연내 사업 계획에서도 확인된다.
김승연 토스증권 대표는 지난달 서비스 출시 3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리테일 부문 1위에 도약하겠단 포부를 내세웠고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기반을 배가시켜 수익원 다변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리테일 부문의 중요성은 IB부문 수익성이 제한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증권사 60곳의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3조2769억원 전년 대비 32.3%(1조5619억원) 감소했다. 이에 전체 당기순이익도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20.2%(8980억원) 줄어든 5조7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가 되기까지는 IB 부문 사업 기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IB 시장이 정상화 되더라도 제한된 사업을 나눠가지는 ‘제로섬(zero-sum) 게임’ 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업황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특정 부문에 쏠리기보다 다변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강화하고 급변하는 영업환경 속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운용하며 리스크 관리를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