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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승리한 형제…경영진 재편 청사진은


입력 2024.04.02 06:00 수정 2024.04.02 09:53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이번 주 내 신규 이사회 첫 소집 예정

장차남 각각 약품·사이언스 배치 확률 높아

경영진 물갈이도…퇴진 인사 복귀 가능성 제기

한미그룹 창업주 故임성기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연초부터 이어진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지난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모녀-형제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만큼 경영진 재편이 불가피해지면서 형제의 새로운 경영 청사진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형제 측은 이르면 이날, 늦어도 이번 주 내 이사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최되는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재편이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를 형제의 모친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맡고있는 만큼 도의상 가족 간의 대화가 먼저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 역시 주총 직후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하고 저희 여동생은 결과에 많이 실망했을 수 있지만 같이 가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형제, 각각 약품·사이언스로…모녀 거취는 어떻게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한미그룹

이번 경영진 재편 청사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형제 측이 분쟁 과정에서 제시한 주주제안에 따르면 형제가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경우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차남인 임종훈 사내이사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오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송 회장에 대해서는 ‘고문’ 임명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모녀와의 갈등 골이 깊어진 만큼 함께 경영 일선에 있는 것은 임직원 입장에서도 혼란스럽기 때문에 모녀와 형제의 분리 작업은 분명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 부회장 역시 형제와의 각자 노선을 공고히 한 만큼 형제와 같은 선에 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종윤 사내이사와는 266억원에 대한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 등 법적 분쟁도 남아있어 갈등의 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임 부회장은 비만신약 프로젝트인 ‘H.O.P 프로젝트’ 등 그룹 내 굵직한 사업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실무진과의 급작스러운 분리는 사업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형제 측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현재 가족 간에 여러가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주요 경영진 물갈이 될까…퇴진 임원 재신임 가능성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25일 오후 방이동 한미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성아 기자

주요 임원진들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주총 직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 9명이 대대적으로 모녀 지지를 선언하면서 경영진 유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특히 박 대표의 경우 임 부회장의 기자회견 자리에도 동석하면서 형제 측의 경영 비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형제 측과는 사실상 선을 그은 상태다.


신규 이사회에도 형제 측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만큼 사장, 전무급 임원진 역시 비슷한 구조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사회 내 형제 측 인사는 임종윤 사내이사의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과 대주주 회사인 DxVx, 경영권 분쟁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지평 출신 등이 있다.


퇴진 임원들의 재신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형제 측은 경영권 분쟁 도중에도 모녀가 경영권을 잡으면서 회사를 떠났던 임원들에 대한 언급을 꾸준히 해왔다. 주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임종윤 사내이사가 “여러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예전에 회사를 나가신 분들도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일부 요직은 퇴진 임원들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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