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론' 작동…尹담화 변수 안될 듯"
"민주당 단독 과반" "야권 확실히 승기" 관측
국민의힘 '박빙 열세' '박빙 우세' 예상도
2일로써 4·10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의 '용산 리스크'와 야권의 '후보 부동산 의혹' 등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혼재한 모습이다. 여야 모두 악재가 있지만, 정치평론가들은 대체로 이번 선거에선 '정권 심판론'이 더 크게 작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이 적게는 160석, 많게는 190석대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천 초반 선거 판도는 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 횡사'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흘렀지만, '황상무·이종섭 리스크'에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후에 양문석·공영운 후보 등 민주당 후보의 부동산 의혹 등이 떠오르며 다시 국민의힘에 지지율 극복 기회가 왔다는 해석도 일부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인터뷰에 응한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선 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오전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이 '정권심판론'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2000명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과 관련한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면서, '해법'을 기대했던 국민에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부와 의료계가 힘겨루기를 오랫동안 하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지금 의료개혁 의지를 확인할 시점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에 대한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했다"라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당 일각에서 윤 대통령의 탈당과 내각 총사퇴 주장이 나오는 것은 '여권 참패의 지름길'이라며 "똘똘 뭉쳐도 안 되는데 자중지란이 일어나면 국민의힘을 더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민주당이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이 163석 정도로 단독 과반을 할 것이고,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연합 등 범진보 세력까지 모두 합치면 최소 170석에서 최대 180석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의힘은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합해 120~130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민주당에 후보들의 '부동산 의혹' 등 위험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그런 데에 시선을 돌리는 게 아니라 이번에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 내가 내 목소리를 내겠다는 생각이 너무 완고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전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의료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는 부분을 설득하고자 했던 건데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했다는 평가가 여당 내부에서 나올 수밖에 없겠다"며 "대통령이 전날 밤늦게 담화를 발표하겠다고 공지했을 때는 투표일이 다가오니까 마지막으로 반전의 카드를 하나 꺼내주겠지라는 기대감이 (여권에서) 굉장히 컸을 텐데 왜 2000명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설명으로 50분을 보내지 않았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걸 지켜본 유권자들도 (의대 증원) 필요성은 알겠고, 의사도 늘려줬으면 좋겠는데 당장 지금 병원에 못 가는 내 가족이 있다, 근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구체적인 얘기가 하나도 없었다"라며 "여당 후보들이 아우성을 넘어서서 이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겠다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변인은 여당에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등이 악재가 쌓여 국민의힘이 110~120석밖에 얻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민주당이 160석 미만으로 단독 과반을 할 것 같다"며 "정권 심판론이 확실하게 불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국민의힘이 너무 안주하면서 이번 총선은 좀 쉽게 가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절반 정도의 출구 전략'이라고 평가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 진영이 160석, 범보수 진영이 140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범보수 진영 101석, 범진보 진영 199석 예상도 나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낙동강 벨트가 흔들리고 있다. 한 번도 뺏기지 않았던 부산 수영구도 뺏길 가능성이 크다"라며 "대통령 부정평가가 높고, 정권 심판론이 높은 데다 여권 내에서 대통령을 향해 사과하라, 탈당하라 등의 분열 조짐이 보인다. 국민의힘에 호재가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박빙 열세이거나, 박빙 우세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보는 분석이 많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부 박빙 구도"라며 "현재까지는 국민의힘이 '박빙 열세'라고 본다.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 관건은 중도층의 투표율"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를 합쳐서 범보수 진영이 과반 의석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1987년 이후 8번의 선거를 비교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5번, 민주당 계열 정당이 3번 이겼다. 민주당이 3번을 이겼을 때는 탄핵 역풍, 코로나19 때"라며 "재난이라든지 탄핵이라든지 정치적인 큰 파장이 없는 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보수 지지자들보다 수가 적기 때문에 중도가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에도 민주당 계열에 크게 유리한 외생 변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담화가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국민은 그간의 과정을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해법을 듣고 싶었던 것"이라며 "오늘의 내용이 2주 혹은 3주 전에 했다면 총선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주긴 어렵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