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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인 줄 알고…" 액상대마 흡입하고 환각상태서 방화


입력 2024.04.02 11:12 수정 2024.04.02 11:12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지인이 "고급 액상 전자담배"라고 속이며 흡연 권해

대마 흡입 후 본인이 직접 112에 "마약했다" 신고

ⓒ연합뉴스TV 보도화면 캡처

지난달 경기 의정부시의 한 주유소에서 대마를 흡입하고 환각 상태서 불을 지른 30대 남성은 고급 액상 전자담배라는 말에 속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0시 40분께 의정부시 장암동의 한 주유소에서 불이 났다.

주유소 직원인 A씨가 대마를 흡입한 후 휘발유를 자기 몸과 주변에 뿌리고 불을 지른 것이다. 출동한 경찰이 자체 진화했지만, A씨는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이 사건은 당초 마약 사범인 A씨가 화재 위험 시설인 주유소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 결과 A씨는 지인인 30대 B씨의 말에 속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이전에 A씨가 일하던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으로, 일을 그만둔 후에도 가끔 주유소를 찾아와 A씨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담배를 피웠다.


사건 발생 직전에도 B씨는 주유소를 찾아와 A씨를 만났다. 함께 B씨의 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B씨가 갑자기 액상 전자담배를 꺼내 "최근에 나온 고급 액상 담배인데 정말 좋다"며 권했다. B씨가 먼저 한 모금 흡입한 후 담배를 권하자 A씨는 의심 없이 흡입했다.


하지만 이 담배는 평범한 전자담배가 아니라 액상 대마였다. A씨는 대마 흡입 직후 갑작스러운 환각 증상에 당황해 이를 멈추기 위해 이성을 잃고 불을 질렀다. 또 112에 전화해 "(내가) 마약을 했다"며 신고했다.


이에 당황한 B씨는 차를 타고 도주했다가 서울 도봉구에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상황, 양측의 진술, 관련자의 전력과 전후 상황 등을 종합했을 때 A씨는 B씨의 말에 속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의 다른 마약 투약 정황 등을 포착하고 마약 투약, 소지 등 혐의로 구속하고 추가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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