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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싼타페는 못 이기는 쏘렌토의 특별함


입력 2024.04.03 06:00 수정 2024.04.03 13:28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승기

더 강인해진 디자인, 편안해진 내부

싼타페 압도하는 '수준높은 평범함'

기아 쏘렌토 정측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3616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현대차·기아의 대표 중형 SUV 형제 싼타페와 쏘렌토의 판매량 차이다. 더 팔린 쪽은 당연히 쏘렌토다.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봐도 쏘렌토는 싼타페보다 월 1200대 이상 더 팔려나간 셈이다.


그렇다면 쏘렌토는 왜 월 9000대씩 팔려나갈까? 한 달 차이로 출시된 형 싼타페를 압도하고, 현대차그룹 중형 SUV계의 원탑 자리를 흔들림없이 이어가는 비결은 뭘까.


직접 그 이유를 찾아봤다. 시승모델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그니처트림 풀옵션 모델로, 가격은 5182만원이다. 서울 강서구서부터 강원도 인제를 찍고 돌아오는 왕복 약 300km 구간으로, 꽉 막힌 서울 시내와 고속도로까지 다양한 코스를 달려봤다.


쏘렌토 정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미 작년 8월 출시된 이후 도로 위에서 수없이 많이 본 얼굴이지만, 쏘렌토는 언제봐도 참 잘생겼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기아차의 색채가 더욱 짙어졌는데, 디자인 시그니처인 타이거 페이스를 나타내는 그릴이 커지고, 시그니처 라이팅 그래픽 ㄱ자 헤드램프가 적용된 덕이다.


전작과 비슷한 듯 선이 굵어진 느낌인데, 전작도 디자인 하나만큼은 호평이 자자했던 터라 페이스리프트에 걸맞는 적당한 변화를 이뤄낸 듯 하다. 굵직한 디자인 포인트 덕에 마치 준대형 SUV를 보는 듯 더욱 웅장한 느낌도 난다. 호불호 없는 멋드러진 디자인은 싼타페와 비교해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차문을 열어젖히고 내부로 들어섰더니 싼타페와의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외관이야 취향의 영역이라 치더라도, 내부는 싼타페와 동급인 차량이라기엔 확실히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띈다.


쏘렌토 1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나름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는데도 쏘렌토 1열에는 이상할 정도로 수납공간이 제한적이다. 수납공간이라고는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글러브박스와 센터콘솔 정도에 그친다.


싼타페가 완전변경 모델이긴 하지만 쏘렌토와 가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인 만큼, 싼타페에 탑재된 양방향 멀티 콘솔, 조수석 대시보드에 작은 수납공간 등이 쏘렌토에도 적용됐다면 더욱 좋았을 듯 하다. 널찍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차량 내에서 수납공간이 제한적이라는 부분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싼타페와 동급인데 확실히 기아는 현대차 하위호환인가 싶은 생각이 절로든다. 현대차의 옵션이 기아차에도 다 들어가야된다는 법은 없지만, 한달 차이로 나온 동급 경쟁 차종 치고는 무자비하다.


다만, 수납공간을 제외한다면 다른 부분은 확실히 만족스럽다. 널찍한 내부 공간감은 물론 2열 레그룸까지 빠짐없이 편안하다. 특히 적당히 단단한 시트가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이날 왕복 5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운행이었지만 허리가 아프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달리는 맛 역시 싼타페와 차이가 있다. 쏘렌토는 고속에서도, 저속에서도 묵직한 맛이 있다. 시원하고 부드럽게 쭉 뻗어가는 가속감을 가진 싼타페와는 다르다. 운전자마다 취향의 차이가 있는 만큼, 싼타페와 쏘렌토를 고민하고 있다면 꼭 시승해보는 것이 좋겠다.


쏘렌토를 주행하면서 특히 만족스러웠던 것은 안정적인 주행감이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임에도 전기모터와 엔진을 오갈 때 울컥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운전자는 물론 조수석과 뒷좌석에 앉은 동승자도 피로도를 줄일 수 있겠다.


실시간으로 오르는 연비는 운전중 흐뭇함을 자아내는 요소다. 저속은 물론 100km 이상 고속 주행시에도 생각한 것보다 더 자주 전기모터가 개입했는데, 덕분에 시내에서도 고속에서도 계속해서 연비가 올랐다.


이 커다란 차체로 막히는 서울 시내와 뻥 뚫린 고속도로를 오가며 5시간을 내달린 후 확인한 연비는 17km/ℓ. 최고 속도가 100~110km로 일정했던 것도 아니고, 급감속이나 급가속 테스트를 한동안 거친 이후에도 이정도 연비라니. 조금만 신경쓰면 20km/ℓ까지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을 듯 하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내외부 변화가 크게 이뤄진것도, 하이브리드 엔진이 없다가 생겨난 것도 아니지만 쏘렌토에서 내린 후에는 아쉬움보단 만족감이 더 컸다. 차에 오르기 전, 내린 후 눈에 보이는 디자인과 주행감, 내부 공간감까지 모든 요소가 '만족스런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쏘렌토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은 이미 모든 부분에서 평균 이상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타깃

- 아무리 패밀리카라지만 디자인도 중요하다면


▲주의할 점

- 도로 위에서 5분에 한번 같은 차를 마주치게 될 수 있다

- 풀체인지 나오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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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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