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한양證, 위험관리 전담부서 신설
KB證, 책무구조도 도입 위한 TF 구성
리스크 감내여력에 따라 실적 차별화
증권사들이 정기 주주총회 이후 조직개편과 제도개선을 통해 리스크 관리 강화에 돌입했다. 리스크 관리에 다시 실패할 경우 실적과 이미지 모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총력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 정기 주총에서 선임된 최고경영자(CEO)들은 주총 이후 리스크 관리 전담 부서 신설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성무용 하이투자증권 신임 대표는 취임 이후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경영전략본부 산하에 미래혁신부를 신설했다. 신속한 조직 진단과 여러 현안에 대한 대처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를 만들어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 타계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기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PF금융단도 신설했다. 프로젝트금융실 등 부동산 PF 관련 4실을 PF금융단 소속으로 배치해 부실 사업장의 재구조화 등 PF 위기를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4연임에 성공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주총 직후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준법경영혁신부를 신설했다. 준법경영혁신부는 내부통제위원회를 운영하며 전사적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특히 해당부서는 임원 책무구조도 제도 운영·관리도 전담할 예정이라 주목 받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별 책무를 배분한 내역을 기재한 문서다. 금융사의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통과로 오는 7월부터 은행 및 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책무구조도 도입이 의무화 된다. 증권사들은 내년 7월까지 책무구조도 제출을 완료하면 되나 전 직원의 내부통제 책임감 강화 차원에서 선제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도 전담 팀을 꾸려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 작업에 착수하는 등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그간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내부통제 부실 이슈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적극적으로 이미지 쇄신과 리스크 대처 마련을 도모하겠단 복안이다.
이 중 가장 앞서고 있는 건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달 중으로 회계 및 법무법인의 자문을 통해 책무구조도를 마련한다. 이후 연말까지 시스템 구축과 파일럿 운영을 시작해 제도 조기 정착도 노린다.
KB증권의 경우, 최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내부통제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의 주요 추진 과제는 책무구조도 작성·관리 방안과 이행 점검을 위한 시스템 설계, 임원 자격요건 강화 등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준법기획팀을 중심으로 책무구조도 도입 대응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IBK투자증권 등도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예비 작업에 들어가는 등 리스크 관리 행보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업계는 올 1분기 증권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 손실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예상 손실에 대한 감내여력에 따라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당국이 내부통제에 대한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재차 불거질 경우 책임론에 따른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우선 시 하는 업계 기조는 연중 지속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각 증권사들은 2023년 연말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및 조직 구조를 개편해 왔다”며 “올해부터는 개편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이익창출력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