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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덕에 다시 보게 된 <아이스 프린세스>


입력 2008.11.21 13:58 수정        

은반 위에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작품

자신의 재능 뒤늦게 발견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



연일 김연아(18·군포 수리고) 열풍이 거세다.

국민 여동생, 국민 요정에서 이제는 국민 여신(女神)으로 거듭나고 있는 그녀가 지난 8일 중국서 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3차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1위에 오르며 우승신화를 써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세계랭킹 2위(1위=아사다마오)지만 1위 달성은 이제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 세계 모든 빙상 스포츠 전문가들과 피겨 스케이팅 팬들이 인정하고 있는 기정사실.

국내에서 피겨 스케이팅이란 잘 알려지지도 또 별 관심도 받지 못하던 우리와는 상관없는 스포츠였다. 하지만 ‘국민 요정’ 김연아의 등장은 전 세계인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젠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김나영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을 정도.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는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릴 때, 막연히 아사다 마오의 실수 덕에 어부지리로 따낸 행운의 우승이라고 생각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일군 우승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국내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피겨 스케이팅을 택한 한 소녀의 힘들고 외로운 훈련과 눈물겨운 노력과 열정 그리고 감춰진 재능이 빚어낸 기적에 가까운 휴먼 스토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김연아 덕에 다시 보게 된 <아이스 프린세스>

자신조차도 모르던 재능과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고 사랑하는지 뒤늦게 깨닫고 은반 위에 요정이 되는 피겨 스케이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한 편 있다.

김연아가 온 국민에게 퍼트린 피겨스케이팅바이러스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영화 <아이스 프린세스>는 표면에는 하이틴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사람 마음 안에 있는 각 개인들의 ‘열정’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장학생이자 물리학에 관심이 많은 케이시는 엄마의 희망이고 자신이 재능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과학영재로 하바드 입학을 꿈꾼다. 선생님은 그녀를 과학 장학생으로 하바드에 추천, 진가를 입증할 만한 과학 리포트를 준비하라고 한다.

개인적이고 독창적인 주제를 택해야 한다는 말에 케이시는 우연히 TV로 시청하던 피겨 스케이팅의 회전과 점프 기술에 자신의 물리학 원리를 적용해 리포트를 제출하고자 한다.

지역 유망주들이 훈련을 받는 스케이트장을 찾아가 비디오로 그들을 담던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자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스케이팅 수업에 수강 신청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녀는 곧 자신의 깊은 곳에 잠재돼 있던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주니어선수권대회 출전자격까지 따낸 케이시는 엄마의 반대의 부딪히지만 자신이 너무나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의 인형처럼 살아왔던 과거를 뒤로하고 그녀는 마침내 자신이 자신의 인생을 직접 선택한다. 급기야 하바드 면접도 포기, 자신의 온 힘과 정성을 은반 위에서 열정적으로 쏟아내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눈이 확 떠진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살아가면서 평생의 소울 메이트를 만났다든가 자신에게 너무나도 잘 맞는 궁합의 무엇인가를 발견했다는 경험의 재미있는 표현이다. 그런 이유로 코미디 영화 혹은 일부 휴먼 드라마 소재의 극에서 자주 나오는 급한 반전의 설정으로 쓰이기도 한다.

<아이스 프린세스>의 주인공 케이시에게도 그저 단순히 “내게 너무나도 잘 맞는 이건 뭐지?”라고 깜짝 놀라는 과정으로 피겨 스케이팅에 입문한다.

과제를 위해 시작했던 피겨 스케이트에서 뜻밖에 자신의 존재감과 더불어 공부만 하느라 자신조차도 잊고 지냈던 하이틴 소녀로서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뒤늦게 자각한다.

또 경쟁소녀들의 미움과 시기, 질투 그리고 화해로 이어지는 성장 영화 특유의 재미는 언뜻 하이틴 소녀 영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들이 간직했던 각자의 열정을 은반 위에서 화려하게 풀어낼 때 감동은 극대화 된다.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듯한 스케이팅을 보여주는 10대 요정들의 몸짓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김연아를 연상시키며 특별한 즐거움과 감동을 전해준다.

하이틴 10대 영화라 ‘그저 뻔한 볼거리만 있고, 정작 이런 영화가 뭐 얼마나 재미있겠냐 의심이 든다’고? 걱정마시라! ‘원더걸스’, ‘소녀시대’, 그리고 시대의 아이콘 ‘김연아’로 떠오른 10대 소녀 열풍의 근원은 바로 절대 지지를 보내고 있는 오빠, 삼촌, 아저씨 부대들이니까.

혹시 영화를 보며 스핀과 점프 등 기술에 대한 점수를 매기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면 당신은 문명 최근에 ‘국민 여동생’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경기에 완전히 빠져있는 승냥이임이 분명하다.

(승냥이 : 김연아의 광적인 팬들을 이르는 말로, 한 커뮤니티에서 유래가 되어 김연아가 경기하는 곳마다 나타나는 광적인 팬들의 모임. 젊은층에서 많이 쓰는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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