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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향력 행사하고 싶은 北, 이번엔 총선 결과 언급…"윤석열 패당에 대한 엄정한 판결"


입력 2024.04.16 15:06 수정 2024.04.16 16:20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4년전 총선에는 별다른 언급 없어

전문가 "남북관계도 실패했다는 메시지 내고 싶은 것"

통일부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 말 아껴

총선일이었던 지난 10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중앙선대위 지도부(사진 윗쪽)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위시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지도부(아래쪽)가 개표 출구조사를 보고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우리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입을 열었다. 총선이 끝난지 일주일여 만인데 여당의 참패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 보이자 그 틈새를 파고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16일 6면 보도에서 한국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며 "괴뢰(남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대참패를 안긴 기세로 각계층 군중이 윤석열 탄핵을 위한 대중적인 투쟁에 떨쳐나섰다"고 보도했다. 다만 정당별 의석 수와 같은 구체적인 선거 결과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신문은 촛불행동 공동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의 발언이라며 "쌓일 대로 쌓인 촛불민중의 분노가 '국민의힘'을 심판했다. 이것은 윤석열 패당에 대한 민심의 엄정한 판결"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선거 결과는 새로운 심판의 시작"이라며 "무지하고 무능하고 악랄한 친미·친일 세력의 뿌리는 아직도 깊고 넓다"는 내용을 집회 참석자의 발언이라며 부각했다.


북한은 4년전 21대 총선에 대해서는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았다. 다만 대남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에 열흘이 지나서야 "미래통합당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참패를 당한 이후 보수당내에서는 황교안에 대한 분노가 말그대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선 2016년 20대 총선 당시에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동원해 남측 선거 결과를 곧바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제동이 걸리면서 북한이 이를 이용한 선전선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우리 정치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해 은연중에 국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6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4년전 총선 같은 경우에는 진보 정권 상에서의 투표였고, 이제는 보수 정부 상에서의 투표였다. 또 과거에는 화해와 협력 관계 이런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적대적 관계로 규정한 상태"라고 운을 뗏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결국은 직간접적으로 자신들이 (남한을) 적대 관계로 규정한 배경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며 "결국 윤석열 정부는 정치에도 실패했고 남북관계에도 실패했다라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매주 화요일마다 우리 내부 시위 동향을 보도하고 있었는데 그 시위 보도 내용 중에 일부를 통해 우리 총선 결과를 언급하고 지나갔다"며 "관련해 특별하게 평가할 만한 내용은 없다"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이는 총선 기간 동안 통일부가 보인 태도와는 상반되는데, 앞서 통일부는 지난 2일 '북한의 우리 총선 개입 시도 관련 통일부 입장'을 내고 "총선을 앞두고 강화되고 있는 북한의 불순한 시도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당시 북한이 "총선을 심판의 날로 규정하고 반정부 여론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매체의 최근 대남 선전·선동 경향을 △대통령 모략·폄훼 △독재 이미지 조장 △반정부 시위 과장보도 △전쟁 위기 조장 △남한 사회 내 분열 조장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하기도 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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