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출시…토요타 최초 양산 승용차
젊은 세대 공략 나섰지만 여전히 올드한
2.5ℓ 5810만·2.4ℓ 듀얼 부스트 6640만
토요타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16세대 ‘크라운’. 1955년 출시된 크라운은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토요타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과거 ‘성공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던 크라운은 이번엔 ‘토요타의 혁신과 도전을 상징하는 모델’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대대적 변화를 거쳐 지난해 최초로 한국 시장에 출시됐다.
젊은 층의 자산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토요타의 도전이 성공적일지 지난 11일 경기 용인시부터 서울 송파구까지 약 1시간가량 시승해봤다.
크라운은 확실히 렉서스, 혼다와 같은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트렌드를 쫓아가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그간 시승해봤던 일본 자동차들은 정숙성과 안정성은 인정할 만했으나 클래식과 아날로그에 대한 고집이 느껴졌다.
반면 크라운은 우선 기존 럭셔리하고 중후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토요타 디자인 개발팀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크라운’을 추구하기 위해 세단과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타입을 만들었다.
크라운 전면에 자리한 왕관 모양의 엠블럼은 새롭게 디자인돼 신선했으며 궁금증을 일으켰다. 쿠페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에 역동적인 선들이 어우러져 스포티한 느낌을 자아냈다.
내부에서는 첨단화된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띄었다. 기존 문제점으로 꼽히던 아날로그식 계기판은 디지털로 바뀌었고 12.3인치의 터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한층 시인성을 높였다.
많은 변화를 겪었어도 기존 토요타만의 강점인 힘과 안정성은 잃지 않았다. 크라운은 국내에 두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는데 이 중 시승차인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가속할 때 힘이 좋아 속력을 내기 좋다고 한다. 그야말로 ‘노익장’이다. 아쉽게도 1시간 남짓 차가 막히는 도심에서 운전해 그 힘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서고 출발하고를 반복하다 보니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라는 느낌은 들었다.
하이브리드차란 특성도 잠시 맛봤다. 몇 번 앞차와 다소 가깝게 멈춰서자 동승자가 조금 더 일찍 브레이크를 밟으란 조언을 하기도 했다. 면허 2년차가 돼 제동거리 가늠은 이제 자신 있다 생각했는데 약간 당혹스러웠다.
알고 보니 내연기관차의 일반 브레이크는 멈추는 것 자체가 목적이지만 하이브리드차는 회생제동 영향이 있어서였다. 하이브리드차는 멈추면서 날아가는 운동에너지를 조금이나마 배터리 충전에 사용하기 때문에 제동이 직관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소음 차단력도 나쁘지 않았다. 처음에 통풍시트에서 나오는 소리를 풍절음으로 착각해 소음 차단력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이후 통풍시트의 기능을 끄고 나니 차 밖 소음은 그다지 들리지 않았다.
크로스오버의 특유의 장점도 잘 살렸다. 골프백 4개(골프백 폭-9.5인치, 드라이버 길이 46인치)까지 들어간다는 설명답게 트렁크 적재 능력도 좋아 보였다.
그래서 누군가 ‘크라운이 현재의 젊은 세대들에게 과거와 같은 의미를 줄 수 있는가’ 묻는다면 확신하지 못하겠다. 젊은 세대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그중 한 명으로서 ‘올드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해서다.
우선 내관의 디자인과 내장재가 고급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특히 버튼식 물리버튼 스타일은 10년 전 과거로 회귀한 듯한 기분도 났다.
심지어 가격을 알고 나자 더욱 의구심은 깊어졌다. 개소세 5% 포함 기준 2.5ℓ하이브리드가 5810만원,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가 6640만원이다. 6000만원 수준의 가격은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한 가격 책정으로 보였다.
한국 여성 평균 키의 소유자인 기자는 한참을 편안한 시트 포지셔닝을 찾았다. 암레스트와 높이를 맞추자니 무릎이 위로 솟았고 무릎의 각도를 완만하게 하자니 암레스트가 너무 낮고 글로브박스와 천장이 가까웠다. 일부 다른 기자들도 적절한 시트 포지셔닝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타깃
-아직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는 당신에게
-‘하이브리드는 역시 토요타지’라고 생각한다면
▲주의할 점
-‘올드한 이미지’ 탈피 도전은 좋다…성공 여부는 미지수
-한국에도 그랜저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