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오는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한데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이 ‘한국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소속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23일 ‘한국의 산산조각난 주요 8개국(G8) 꿈은 서방이 원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G7의 한 자리를 갈망해온 한국은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릴 올해 G7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서구의 시각에서 한국이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힐난했다.
GT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글로벌 중추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자국의 전략적 위치를 높이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G7 정상회의에) 초청되지 않은 것은 한국의 외교 방향과 자기 평가에 큰 타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그렇게 많은 외교적 노력에도 초청받지 못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생생한 실패"라며 "G7에 무시당한 것은 한국이 최근 직면한 유일한 외교적 좌절이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말 엑스포 유치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주도의 세력권에서 영향력 희석을 원치 않는 일본이 한국 G7 가입의 최대 걸림돌이며,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의 돈과 자원이 필요할 뿐 G7에 초대할 진정성이 없다고 비꼬았다. 특히 "과거 한국이 G7의 구애를 받은 것은 한국에 높은 전략적 가치를 준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때문"이라며 "한국이 세계의 진정한 존중을 원한다면 그 노력은 G7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중국과 대결하는 미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멈추고 한국의 이익을 위한 성숙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GT는 주장했다.
인민일보 소속의 국제뉴스 전문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균형외교가 이미 한국의 ‘필수품’이 됐다”는 단즈강 헤이룽장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연구원의 기고문을 게재하고 한·중·일 정상회담 의장국인 한국에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글에서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외교적 자리매김 시도는 서구 일변도의 균형상실 외교가 됐다”며 “한국이 균형외교에 그치지 않고 한·중·일 3국이 구동존이(求同存異·공통점은 추구하고 차이점은 남겨두다)하고 함께 번영·발전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진정한 성의를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에 튀니지와 케냐, 알제리,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초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20년 주최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 처음이다. 2021년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문 대통령을 초청했다. 2022년 의장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윤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고, 2023년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윤 대통령을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