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대외 악재 선 반영...1Q 고른 실적 효과 기대
코스피 상단 2800선…“이달 중 반등 대비해야”
국내 증시가 5월을 맞아 ‘셀 인 메이(Sell in May·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 전략이 적용될 지를 놓고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외 불확실성을 선 반영했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 달을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에는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의 오래된 격언이 올해 5월 증시에는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셀 인 메이’는 여름에는 글로벌 산업 생산이 감소하고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여 5월에 주식을 팔고 가을에 돌아오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통설이다.
반면 증권사들은 올해 5월 국내 증시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중동 지정학적 긴장감과 국제 유가 변동성,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가격 조정을 겪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4월 한 달(4월 1~30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2.03%(2747.86→2692.0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의 기대를 낮췄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결국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증시 향방의 관건으로 떠올랐는데 업계는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최소 부합하거나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홀로 주도하던 연초와 달리 자동차·건설·기계·조선·증권 등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여타 업종에서도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실적 효과에 힘입어 5월 증시는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초 이후 반등할 것을 대비해 적절한 시기에 비중 확대를 노려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신증권은 이달 초 코스피지수가 2600~2670선을 등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때 단기 트레이딩(주식을 단기간 내 사고팔아 수익을 내는 것) 전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후에는 지수가 2750선 전후까지 상승 돌파를 시도할 것을 염두에 두고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일각에선 코스피가 2800선의 벽을 뚫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업들의 우호적인 1분기 실적 전망을 근거로 5월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550~2800선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이 인공지능(AI) 모델을 기반으로 예측한 이 달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도 2600~2830선이다. 회사측은 코스피가 지난달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달에는 상승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내일(2일) 열리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2차 세미나’도 이달 증시의 주요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밸류업 관련 업종에서 또다시 반등 기회를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이날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밸류업 자문단을 통해 마련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고 최종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선다. 이후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의 모멘텀을 고려한다면 주가순자산비율(PBR)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자동차와 은행 등 가치주를 주목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