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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한화오션 명예훼손 고소…한화오션 "기밀유출 수사나 협조"


입력 2024.05.07 17:33 수정 2024.05.07 17:3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3월 한화오션 언론설명회에서 언급된 HD현대중공업 직원 고소 나서

"악의적 짜깁기…'수석부장'을 '임원'으로 호도" 주장

한화오션, 입장문 내고 "안타까운 도덕관념을 보여주는 일" 반박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가 5일 서울 중구 장교빌딩에서 언론 대상 설명회에서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군사기밀 불법 탈취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 관련 공방이 재점화됐다.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임원을 기밀유출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데 이어 이번엔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한화오션은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안타까운 도덕관념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기밀유출 수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의도적으로 편집된 수사 기록을 언론에 공개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자사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소했다.


이는 지난 3월 5일 한화오션이 언론 대상 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기밀유출 혐의 관련 수사기록을 공개하고 국수본 고발 사실을 공개한 데 따른 대응 차원이다. 한화오션 측을 고소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도 당시 설명회에서 수사 기록에 언급된 당사자들이다.


양측의 갈등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를 유출하면서 불거졌다. KDDX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지는데,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이 수행한 개념설계 내용 중 일부를 몰래 취득해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사업을 수주해 수행했고, 이후 단계인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입찰을 앞두고 지난 2월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자격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두 회사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한화오션은 당시 기밀유출이 ‘청렴 서약 위반’에 해당된다며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방사청은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렴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한화오션은 3월 5일 언론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의 증거라며 피의자 신문조서 등 일부 수사 기록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이 수사관의 심문에 답한 내용 일부를 화면에 띄워 보여줬다.


HD현대중공업은 이를 두고 ‘악의적 짜깁기’라며 사건 당시 군사기밀 유출을 보고한 대상이 회사의 중역인 ‘수석부장’이었음에도 한화오션이 이 직급을 임원으로 둔갑시켜 방위사업청의 입찰 참가 제한 대상처럼 호도시켰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고발에 대해 한화오션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유출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일은 HD현대중공업과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관념을 보여준다”면서 “나아가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화오션은 기밀유출 행위를 보고받은 HD현대중공업의 ‘수석부장’을 임원으로 호도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직원의 진술 뿐만 아니라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 뿐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3월 진행한 언론 설명회에 대해서도 “HD현대중공업이 자료열람을 금지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 자료공개 청구 등으로 제한된 자료를 제공 받아 설명회를 진행한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에 고소인들이 해당 범죄행위로 조사받을 당시 윗선으로 지목한 ‘중역’ 등에 대한 자료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이니, 해당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화오션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위사업의 공정성을 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고발을 한 것이며, HD현대중공업 및 범죄행위를 수행한 고소인들과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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