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학연 협동 플랫폼 세워 전고체 양산 드라이브
韓·日·中,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中, 전고체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 앞세우기 힘들 것"
시장 판도를 한 번에 뒤집을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본래 한국과 일본을 중축으로 각축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중국이 참전하며 3파전 구도가 펼쳐지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CATL, BYD, CALB, 니오 등 중국 배터리 및 전기자동차 업체는 함께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전고체 배터리 산학연 협동 혁신 플랫폼(CASIP) 설립을 하고,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생산에 들어간 뒤 2030년부터 양산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튬인산철(LFP)배터리 시장에 이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이어가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 거리가 길다. 종류는 황화물계, 산화물계, 폴리머 등 총 3가지로, 글로벌 기업들이 목표로 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황화물계다.
하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만만치 않아 상용화가 쉽지 않다. 따라서 누가 먼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지에 따라 시장 판도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당초 전고체 배터리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유력한 곳은 한국과 일본이었다. 특히 일본은 선제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섰다. 전기차 시장 초기 대응에 한 발 늦으며 쓴 맛을 제대로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선점을 통해 재기를 꿈꾸며 관련 특허권을 다수 확보했다.
상용화 시점은 2027~2028년으로 잡았다. 토요타는 2027~2028년 이데미츠 코산과 협력해 충전 시간이 10분 이내, 항속거리 약 1200km의 성능을 목표로 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닛산은 2028년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요코하마 공장에 구축 중인 전고체전지 파일럿 생산 라인을 공개했다. 내년 3월까지 시험 생산을 위한 라인 가동을 시작한다.
한국에서는 삼성SDI가 2027년을 목표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6월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고객사들에게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급 중이다.
여기에 중국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면서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후발주자인지 이미 개발을 진행한 상태에서 뒤늦게 언론에 공개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CATL의 기술력을 봤을 때 중국이 충분히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CATL은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소량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우카이(呉凱) 수석과학자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수준을 3년 이내 완성 수준에 근접하겠다며 현재 연구개발 수준은 1~9점 중 4점 수준으로, 2027년 7~8점 수준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배터리 사업 수준은 무시 못할 정도로 올라와서 전고체 배터리는 결국 삼국(三國) 싸움이 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던 미국 스타트업들이 쉽지 않아 쏙 들어간 반면 중국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로 홍보하기 시작했단 것은 어느 정도 인정 받을 만한 레벨로 올라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새롭게 열릴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는 중국이 그간 앞세웠던 가격 경쟁력을 갖고 가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배터리와 달리 원소재, 제조 공법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의 경우 원소재 가격과 제조 공법이 쉬워 태생 자체가 저렴하게 판매가 가능한 제품"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경우 아직 개발단계로 가격경쟁력을 논할 수는 없으나 에너지밀도가 상승하는 장점과 함께 제조경쟁력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