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행동, 직원 및 조합원 의견 수렴하고 반영해야"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것을 두고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 노조)이 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노조가 연달아 전삼노의 행보를 비판하는 입장을 내면서 삼성 내 '노노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전삼노)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그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초기업 노조는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 임금교섭 투쟁 지원, 삼성그룹 고과제도 연구 사업 진행이 언급된 금속노조 회의록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단체행동을 함에 있어 직원 및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기업 노조는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전자 DX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노조로 구성됐으며 규모는 약 2만명이다.
이날 전삼노는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이다.
파업은 우선 전국 삼성전자 사업장에 소속된 2만8400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6월 7일 단체 연차 사용 지침을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최순영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도 참석해 지지 발언을 했다. 최 부위원장은 "금속노조 19만 조합원과 함께 전삼노를 지지한다. 삼성이 조합원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조를 강력하게 탄압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금속노조는 상급 단체를 넘어 삼성 노동자 투쟁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 파열음에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상급단체를 통한 조직화와 위력 강화에만 집중하는 행동"이라며 "노동조합의 취지에 맞게 삼성 직원들을 위하는 교섭에 집중하고 노사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