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DS부문장 취임사 "어려운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 메모리·파운드리 모두 고전
29일 삼성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선언까지...안팎 '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새 수장이 된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이 30일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자"고 당부했다.
전 부문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최근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미래사업단장 전영현 부회장을 DS 부문장에,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을 미래사업단장에 각각 보임하는 위촉 업무 변경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전 부문장이 DS 수장을 맡은 지 9일 만에 밝힌 취임 메시지다.
전 부문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DS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그 사이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DS부문은 설립 이후 최대 적자를 냈다"며 "부동의 1위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거센 도전을 받고 파운드리 사업은 선두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으며 시스템LSI 사업도 고전 중"이라고 했다.
최근 AI(인공지능) 바람을 타고 급부상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내주고,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선두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위기 의식이다. 아울러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로 인해 삼성 DS 부문은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전날인 29일 DS 부문이 중심이 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했다. 전 부문장 입장에선 회사 안팎으로 거센 경영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전 부문장은 "임직원 여러분이 밤낮으로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문장은 "지금은 AI 시대이고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한다면 AI 시대에 꼭 필요한 반도체 사업의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라며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