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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산화 구축에 증권사 ‘중책’…투자자 신뢰 회복 ‘관건’


입력 2024.06.11 15:53 수정 2024.06.11 18:5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관 잔고관리 시스템 검증 의무…시장 감시자 역할

‘LP·DMA 불법공매도 자행’ 개미 의혹 불식 여부 주목

증권사들이 기관투자자가 마련한 자체 장부 관리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공매도 주문을 수탁 받는 증권사들에게 기관투자자가 마련한 자체 장부 관리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일종의 시장 감시자 역할로 공매도 전산화 구축에 중책을 맡게 됐단 평가가 나온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와 공매도 세력 간 결탁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불신을 내비치고 있어 신뢰 회복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 기관투자자의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과 내부통제 구축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이달 중 발표한다. 시스템이 잘 구축됐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은 수탁 증권사 몫으로 의무화 할 방침이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는 최근 개인투자자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증권사한테 기관투자자의 자체 전산 시스템이 당국 요구 상당의 차단 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철저하게 검증하도록 할 것”이라며 “체크리스트는 이미 개발 중으로 업계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까지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단 목표다. 당국이 도입할 예정인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 개발은 최소 10개월은 걸릴 것으로 추측된다.


당국은 NSDS 개발과 함께 기관투자자의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도 의무화한다. 중앙 차단 시스템과 함께 기관투자자가 자체적으로 매도 가능 잔고를 전산 관리하는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해 3중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 차단하겠단 복안이다.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이 NSDS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NSDS가 자체 잔고 관리 시스템의 데이터를 검증·감시하는 환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당국이 그리고 있는 공매도 전산화의 기본 구상이다.


이처럼 NSDS를 개발하고도 공매도 전산화가 구축되기 위해선 다수의 기관투자자와 시스템 연계가 필요한 상황이라 금감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직접 대면 등을 통해 설득과 동의를 얻으려 노력 중이다.


금감원은 이달 중 단독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산화 실무반을 유관기관 합동 실무지원반으로 확대 개편해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신속 행정지원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제재안도 고려 중이다. 최대한 법령 개정을 통해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을 하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자체 잔고 관리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시장 신뢰성도 확보하겠단 목표다.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안. ⓒ금융감독원

이 과정에서 수탁 증권사들은 공매도 주문을 받는 기관투자자가 당국 요구 수준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내·외부 검증을 해야 한다. 기관투자자가 마련한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적정성이 확인된 공매도 주문만 수탁해야 한다.


또한 공매도 거래와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별도 부서는 필수 요구사항 반영 등을 살펴봐야 한다.


증권사들이 공매도 전산화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보증하는 구조인 셈으로 업계가 스스로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의 신뢰성을 담보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와 공매도 세력 간 결탁 의혹을 제기하는 등 신뢰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와 초단타매매 관련 직접전용주문(DMA)을 통해 불법공매도를 자행하고 있다는 의혹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외국인과 기관은 DMA를 이용해 고빈도 단타 매매를 하면서 시세조종에 관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한 무차입공매도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으로 조속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개인투자자들의 의혹 어린 시선에 LP와 DMA 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불법 공매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확인시켜 줬으나 신뢰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에 지속적인 신뢰 회복 노력을 촉구할 예정인 가운데 공매도 전산화 구축을 통해 업계의 신뢰도 제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부원장보는 “DMA 주문 안정성이라든가 결제 의무 이행 능력 등에 대한 평가 기준이 미비해 일부는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파악했다”며 “증권사들이 계속 개선하도록 지도할 예정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을 통해서도 상당 부분 보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3차)’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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