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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수준 격상한 북러, '반서방연대' 드라이브…한반도 정세는?


입력 2024.06.20 00:00 수정 2024.06.20 00:02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푸틴, 24년만에 방북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김정은 "세기적 염원 실현시킬 법적 기틀 마련"

"韓, 외교 및 대북 정책에 있어 과제 떠안게 돼"

조약 체결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4년 만에 북한을 찾으면서, 결국 러시아와 북한의 동맹 수준이 한껏 격상됐다. 양국이 새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9일 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 매체들에 따르면 러시아와 북한은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체결을 알렸다. 양측이 합의한 이번 협정에는 상호 지원 외에도 보건·의학·교육·과학 분야 협력 및 두만강 교량 건설 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28년 만에 동맹관계를 전격 복원한다는 선언과 함께 "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과 러시아의 공동 이익에 부합되게 지역과 세계 평화와 안전 환경을 굳게 수호하면서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두 나라 지도부의 원대한 구상과 인민들의 세기적 염원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협정에 '북러가 침략당할 경우에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통상 러시아의 대외관계 유형상 '동맹'의 바로 전 단계에 해당하며, 2000년도에 체결한 북러 조약보다 양국 관계를 '준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을 의미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1박 2일 일정으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 후 맺은 조약에는 '위기 시 자동 군사 개입' 등의 문구 대신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정황이 조성돼 협의와 상호 협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지체 없이 서로 접촉할 용의를 표시한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우리 나라를 국가방문하는 로씨야련방 대통령 평양 도착,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울라지미르 울라지미로비치 뿌찐동지를 뜨겁게 영접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격상을 통해 이들의 밀착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를 계기로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상 금지된 북러 군사협력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성훈 경민대학교 겸임교수는 "러시아가 북한과 정치·외교·군사·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훨씬 더 강력한 관계로 만들겠단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언급한 것처럼 서방 국제 질서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반(反)서방연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북한과 같이 협력해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들의 '위험한 밀착'은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것으로도 우려된다. 북한과 러시아가 제도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틀을 갖추면서, 한국을 포함한 일본·미국 등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단 분석이다.


전 교수는 "북한·러시아가 협력하지 않으면 적대 세력이 떨어져 있으니 개별적으로 대화가 가능했지만, 이 둘이 제도적으로 협력의 틀을 갖추게 되면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북중러 관계도 돈독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경제적으로도 서방 질서에 간섭 받지 않고 결재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물론 안보 시스템 또한 갖출 것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프레임을 강화하며 협력할테니, 우리 입장에서는 외교 및 대북 정책에 있어 과제가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대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관건이다. 북중러 관계가 상당히 강화되는데 마냥 손 놓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강경하게 나가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 국민들을 불안하게 더 증가하게 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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