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애플 제치고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 등극
실적 기반 성장성 충분…주가 추가 상승 가능
긍정적 평가 속 자사주 매입에 목표주가 상향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달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양사 주가에 더욱 불이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18일) 대비 1400원(1.75%) 상승한 8만1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5월 8일(8만1300원) 이후 한 달 반만에 종가 기준 8만원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급등(5.16%·1만1500원)한 영향으로 이 날(19일)은 0.43%(1000원) 하락한 23만3500원에 마감했다.
이보다 앞서 마감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전 거래일(17일) 대비 3.51% 오른 135.58달러에 마감하며 시총이 3조3400억달러(약 4620조원)에 이르며 마이크로소프트(MS·2위·3조3200억달러)와 애플(3위·3조2900억달러)을 모두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최근 엔비디아의 급등세와 맞물려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강한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2022년 11월 챗GPT 공개 이후 10배 넘게 급등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AI 시장에서 핵심으로 부상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엔비디아가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실적을 바탕으로 한 향후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에 반도체주에도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당장 내달 발표되는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우상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현재 공급을 위한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동안 같은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오른 편이라 상승 여력이 더 많이 남아 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2분기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4월1일 종가(8만2000원)보다 낮은 상태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 주가가 25.88%(18만5500→23만3500원)나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범위를 이 달로 좁혀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10.48%·7만3500→8만1200원)은 SK하이닉스의 상승률(23.41%·18만9200→23만35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퀄 테스트를 통과해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이 결정되면 주가에도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 임원들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고 있는 것도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인 전영현부회장이 지난 13일 5000주(주당 7만5200원)를 3억7600만원에 사들인 것을 비롯,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3800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1000주·이상 주당 7만5800원)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1200주·주당 7만5200원/800주·주당 7만8800원),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 2300주·주당 7만7900원) 등까지 포함하면 이들 5명이 매입한 자사주 규모는 10억원이 넘는다.
반도체 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으로 목표주가 상승도 이뤄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28만원으로 33% 상향 조정했다.
올해(17조6000억→21조원)와 내년(22조2000억→29조7000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실적 성장 가시성이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고 이번 AI 사이클의 핵심인 HBM 시장에서의 선두 지위가 지속해서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도달 가능한 주가 레벨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후발주자들의 HBM3E 시장 침투가 예상과 달리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HBM 시장 선두업체로써의 동사의 경쟁우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HBM3E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하면서 세대 전환에 따른 판가 상승효과를 오롯이 누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