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iM증권’으로 사명 변경…고객·저변 확대 기대
1Q 그룹사 내 유일한 적자…향후 전폭적 지원 예상
부동산 PF 리스크 여전…단기간 내 개선 쉽지 않아
하이투자증권이 오는 8월 사명 변경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 1분기 다수의 증권사들이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서도 하이투자증권은 적자를 기록했던 만큼 새 간판을 달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오는 8월 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iM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사명 변경은 모 기업인 DGB금융그룹의 계열사 사명 통일 방침에 따른 것이다.
DGB금융그룹 내 핵심 자회사인 DGB대구은행은 지난 6월 ‘iM뱅크’로 사명을 바꾸며 시중은행에 입성했다. 이후 그룹 계열사들인 DGB생명은 ‘iM라이프생명보험’, DGB캐피탈은 ‘iM캐피탈’, 하이자산운용은 ‘iM에셋자산운용’ 등으로 사명 변경을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DGB금융그룹 내 계열사들이 같은 간판을 달고 브랜드 일원화에 따른 이미지를 정립하며 지방 유력 금융그룹 증권사에서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그룹 내 증권사가 된 만큼 고객 및 저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올 1분기 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적자 전환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으로 365억원 상당을 반영한 결과다.
올 초 정부가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미국발 인공지능(AI)·반도체 테마주 훈풍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거래대금과 수수료 수익이 증가해 증권사들이 일제히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낸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성적표다.
하지만 이번 사명 변경으로 하이투자증권이 ‘사업 안정화’와 ‘실적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무엇보다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인 NH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등이 올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낸 점을 고려하면 하이투자증권도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의 덕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DGB대구은행과 함께 DGB금융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예상된다”며 “대구은행의 영업 영토가 전국으로 확장될 경우, 이를 활용한 영업망 구축이 용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이 단기간에 실적 개선과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대구은행이 기존 시중은행처럼 공격적인 점포 확장이 어려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을 합한 그룹 전체 점포 수는 지난 2019년 말 245개였으나 올 1분기 말 200개로 18.4%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PF 관련 우발 채무를 감축하기 위해 3년 연속 충당금 적립을 이어오고 있으나 충당금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이 업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점도 적자 기조를 곧바로 개선하기엔 리스크 요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