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성지순례' 사망자 1300명 넘었다"…공식 집계 첫 공개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인근 미나에 정기 성지순례 인파가 몰렸다. 이날 메카 일대에서는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최소 31명의 성지 순례객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낮 최고기온 5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치러진 이슬람 하지 정기 성지순례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

파하드 알잘라젤 보건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국영 TV에 출연해 "하지 기간 온열질환으로 숨진 순례객이 총 13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자의 83%는 사우디 당국의 순례 허가를 받지 않아 땡볕 아래 제대로 된 휴식처나 회복 없이 먼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다"며 "사망자 중 다수는 노인 또는 만성 질환자였다"고 했다.

알잘라젤 장관은 "순례객 중 열사병 등 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 약 46만 5000건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이 중 14만 1000건은 순례 미허가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성지순례 사망자 관련 공식 집계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엿새간의 하지가 지난 19일 마무리된지 5일 만이다. 알잘라젤 장관은 "많은 사망자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탓에 신원 확인과 시신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