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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엔비디아’ AI 반도체 IPO...상장주관·기업가치 ‘들썩’


입력 2024.06.28 07:00 수정 2024.06.28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대어’ 리벨리온 놓고 KB·삼성증권 등 내달 PT 경쟁

글로벌 경쟁 속 사피온 합병 추진...몸값 3~4조 거론

초기 단계 대규모 영업손실...“시너지 부족” 지적도

엔비디아 로고. ⓒEPA=연합뉴스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와 퓨리오사AI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한국판 엔비디아’를 향한 도전이 성공할지 주목되고 있다. 상장 주관사 선정과 리벨리온-사피온 합병에 따른 변수, 기업가치 산정 등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제출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내달 중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내달 중 대표·공동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IPO 일정에 돌입한다.


이번 PT에는 KB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대신증권·신한투자증권 등 5곳이 참여해 대어급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 중 리벨리온의 재무적투자자(FI)인 KB증권과 리벨리온 IPO를 위해 경쟁사의 공동 주관을 포기한 삼성증권 등이 대표 주관사 유력 휴보로 꼽히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의 경우 퓨리오사AI의 공동 주관사 지위를 반납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리벨리온 대표 주관사 선정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IPO’에 강한 삼성증권은 올 들어 세미파이브·포인투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팹리스(Fabless·설계전문) 기업의 상장 주관사 업무를 줄줄이 맡기도 했다.


현재 국내 AI 반도체 시장은 리벨리온과 사피온, 퓨리오사AI 3곳이 주도하고 있다. 이 중 리벨리온이 최근 IPO 추진 과정에서 사피온과의 전격 합병을 선언하며 시장의 주목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다. 퓨리오사AI도 사피온 측의 합병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AI 반도체 팹리스 회사로 엔비디아처럼 AI 모델 구축에 사용되는 AI 가속기(AI 반도체의 일종)를 설계한다. 리벨리온은 KT가 약 13%의 지분을, 사피온은 SK텔레콤이 약 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리벨리온은 삼성전자 파운드리(Foundry·위탁생산), 사피온은 SK하이닉스와 협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경쟁 관계가 유지돼왔다.


두 기업이 손을 잡은 것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으려는 글로벌 기술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기업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DB

이에 맞서 연내 출범하는 합병 법인에 대한 지분 비율과 기업가치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선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잠정 합병 비율을 2 대 1인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실사 뒤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기업가치 규모 변동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투자 유치 과정에서 리벨리온은 8800억원, 사피온은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책정받았다. 업계에선 합병 소식이 알려지기 전 리벨리온의 기업가치를 2조~3조원으로 예상했고 합병 이후 1조~2조원가량 추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합병만으로 시장의 기대만큼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AI반도체 산업이 초기인 만큼 국내 기업들이 양산 실적을 내려면 장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리벨리온은 작년에야 처음으로 2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연간 영업손실은 158억원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은 비용의 대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진입 단계”라며 “특례 제도를 통해 상장해야 하는 상황인데 파두 사태로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이 어려워진 점도 부담이라서 다른 대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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