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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車 안 팔린 상반기"… 6개월 연속 보릿고개 넘은 완성차


입력 2024.07.01 17:42 수정 2024.07.02 17:36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완성차5사, 6월 내수 총 11만1851대… 전년比 16.4% ↓

1월~6월 연속 전년대비 판매 감소세

작년 대비 신차 적고, 수요 둔화에 전기차는 캐즘 길어져

완성차5사 6월 판매실적ⓒ각 사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한국GM·KG모빌리티)의 내수 보릿고개가 길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내수 판매량이 모두 전년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중견 3사의 신차가 한 대도 없었던 탓에 전반적인 신차대수가 줄었고, 여기에 수요 둔화와 전기차 캐즘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5사는 지난 6월 국내 시장에서 총 11만1851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6.4% 줄어든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도 3.9% 줄었다.


통상 2분기는 맑은 날씨로 나들이, 여행 수요가 늘며 자동차 구매가 늘어나는 업계 성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올해는 2분기(4~6월) 내내 내수 판매량이 쪼그라든 채로 막을 내렸다. 지난 4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7.3% 줄었고, 이어 5월엔 10.5, 6월에는 16.4% 로 감소폭이 점차 커졌다.


올해 1월부터 보더라도 전년대비 판매 감소세가 지속됐다. 올 1월은 전년대비 7.6%, 2월은 20.7%, 3월은 14.6% 줄었다. 올해 상반기 내내 내수 부진이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역시 작년보다 판매량이 높아질 이유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데다 전기차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디 올 뉴 싼타페 ⓒ현대자동차

업체별로 보면, 완성차 5사 대부분이 6월에는 전년 대비 두자릿수대로 급감했다. 현대차의 6월 내수 판매량은 5만 9804대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4.8%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내수 판매량이 두자릿수 이상 줄어든 건 매우 이례적이다.


현대차 판매량 부진의 중심이 된 건 전기차와 그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그랜저다. 그간 공장이 멈추지 않고서야 월 7000~8000대는 거뜬히 판매되던 그랜저는 전년 대비 50.5% 줄어든 5703대 팔리는 데 그쳤다. 전월과 비교해도 17.2%나 줄었다.


작년 하반기 출시한 신차 싼타페 인기도 예상보다 빠르게 식는 모습이다. 싼타페의 6월 판매량은 5000대로, 전년 대비 49.1%, 전월대비 10.8% 줄었다.


제네시스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모델체인지에도 GV70을 제외하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제네시스의 5월 총 판매량은 1만2104대로, 전년 대비 12.5% 줄었다. G80은 페이스리프트에도 불구하고 3690대로 전년 대비 21.8% 줄었고, GV80은 전년과 비교하면 11.3% 늘었지만, 전월 대비해선 13.6% 줄었다. 최근 모델 체인지를 거친 GV70만이 유일하게 4693대로 전년 대비 16.%, 전월대비 127.2%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처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직까지 보조금이 넉넉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캐즘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현대차의 6월 총 전기차 판매량은 3625대로, 전년대비 36.4% 줄었다. 아이오닉5가 1834대로 유일하게 1000대를 넘겼고, 아이오닉 6는 292대, 코나는 246대 등으로 주저 앉았다.


더 뉴 카니발 ⓒ기아

그간 현대차보다도 내수 판매량 방어를 잘 해왔던 기아도 6월엔 두자릿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기아의 6월 판매량은 4만4003대로, 전년대비 13.7% 줄었다.


기아의 경우 주요 인기 판매량은 판매량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고, 전반적인 이외 차량 판매량이 소폭씩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카니발로 8097대를 기록하며 건재한 인기를 보여줬다. 이어 쏘렌토 7307대, 스포티지 5815대, 셀토스 5399대 등 SUV 모델 인기는 그대로 이어갔다.


다만 기아 역시 세단과 전기차 모델의 부진이 치명타를 남겼다. 세단의 경우 K3는 전년비 12.9%, K8은 무려 66.0% 감소했고, 전기차도 EV9이 113대로 전년대비 91.5%, 니로 EV가 73.1% 줄었다.


쉐보에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

국내 완성차 시장 90% 이상을 점유한 현대차, 기아의 판매량이 줄어들 정도로 내수 시장이 어려워진 만큼 중견 3사의 타격은 더욱 컸다.


한국GM은 쉐보레 트랙스오버의 신차효과가 희석되면서 내수 판매 2000대아래로 떨어졌다. 한국GM의 6월 내수 판매량은 1901대로 전년 대비 무려 63.2% 감소했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 트랙스 출시 이후 1년 넘게 내수판매를 트랙스에 의존하고 있다. 트랙스는 6월 1463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61.9% 줄었고, 트랙스 판매가 줄어든 만큼 전체 판매량도 줄었다. 6월 트레일블레이저는 331대, 트래버스는 62대 팔리는 데 그쳤다.


토레스 EVXⓒ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역시 2년전 출시한 토레스에 여전히 내수 실적을 의존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6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8.8% 줄어든 4102대를 판매했다.


KG모빌리티의 실적을 견인한건 토레스, 렉스턴 스포츠지만 두 모델 모두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토레스는 1424대로 전년대비 67.1% 줄었고, 렉스턴 스포츠는 1142대로 전년 대비 38.5% 줄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한 토레스EVX는 토레스의 인기를 이어갈 KGM의 야심작이었지만, 전기차 캐즘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토레스 EVX는 지난달 보다도 17.6% 줄어든 567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하반기 신차출시를 앞두고 '버티기'에 돌입한 르노코리아는 각종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량이 증가했다. 르노코리아의 6월 내수 판매는 2041대로, 전년대비 18.6% 늘었다.


뉴 르노 아르카나 ⓒ르노코리아

다만, 4년째 신차없이 낮은 내수 성적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신차출시 이후 판매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실적은 현대차·기아와 중견 3사간 희비가 갈렸다. 그간 내수부진을 수출로 상쇄해온 현대차·기아는 6월 수출실적이 기대를 밑돌았다. 현대차의 6월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4.4% 감소한 29만 1712대로 집계됐으며, 기아 역시 광명공장 공사 영향으로 해외 차종 판매에 차질을 빚어 전년비 1.7% 감소했다.


중견 3사의 경우 수출이 한줄기 빛이 된 모습이다. 르노코리아의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4.8% 오른 총 6961대가 선적됐으며, 한국GM도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한 총 4만6959대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도 헝가리와 스페인 등으로의 판매 물량이 늘며 전년 대비 27.3% 증가한 5256대를 기록했다.


한편, 현대차·기아의 6월 내수 시장 합산 점유율은 92.8%로 전년 동월(93%) 보다 0.2%p 줄었다. 중견 3사의 5월 점유율은 7.2%였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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