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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경선' 외친 與 당권주자 4인…'배신' '김건희 문자 무시' 공방 마침표 찍나


입력 2024.07.06 00:00 수정 2024.07.06 00:33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與 당권주자 4인 "화합 최우선 가치로" 서약

한동훈 견제 차원 당대표 후보 간 공방 거세져

선관위는 우려 표시…"국민 걱정 많아졌다"

정가선 "갈등 봉합 안될 시 당 분열 가능성"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한동훈(오른쪽)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가나다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공정 경선'을 서약했다. 최근 한 후보와 그를 견제하는 경쟁 후보들이 '배신의 정치' '김건희 여사 문자메시지 무시 논란' 등을 두고 연일 거센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번 공정 경선 서약을 계기로 두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이 마침표를 찍게 될 지 주목된다.


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권주자 4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경선 과정에서 화합을 최우선 가치로 놓고 경쟁하며,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공감하며 서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공정 경선'을 서약한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메시지 무시 논란을 두고 서로를 겨냥했다. 해당 논란은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 여사로부터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향이 담긴 문자메시지를를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한 후보는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동시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또 한 방송에서 "(김 여사가) 사과를 하려 했는데 제가 받아주지 않았다는 건 정말 잘못된 프레임"이라며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 내용은) 실제로는 사과를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당과 대통령실의 합의를 거쳐 잘 추진해 나가야 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임을 독단적으로 뭉갰다는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각을 세웠다.


원 후보는 "단순히 이게 영부인의 사과를 묵살함으로써 불리한 선거의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데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였다"라며 "이런 내용이 담겨있는 총선백서를 바로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도 "한 후보의 판단력이 미숙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쓰고 있다.ⓒ뉴시스

연일 수위가 높아지는 이들의 공방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일반 국민의 의견 제대로 집약해서 우리 당이 앞으로 잘 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하는데, 윤리위원회가 요즘 걱정을 많이 한다"며 "선관위가 윤리위와 똑같은 마음을 갖고 공정하게 이번 선거가 이뤄지고,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마음을, 좋은 분위기를 전달하는 그런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용구 윤리위원장도 "보수는 부패해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했는데, 요즘 그게 어떻게 바뀐 지 아느냐"라며 "'진보는 즉 부패해도 망하지 않는데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라는 이야기 돈다.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양측이 계속 공방을 이어간다면 전당대회 후 당 분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 분열·분당·탈당 이렇게 상처가 남을 수 있다"며 "지금 네거티브가 심한 이유가 양 후보의 지지율이 좁혀져야 하는데 2~3주차 넘어가는 지금도 여론조사 결과가 큰 흔들림이 없어 판이 흔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내에서 (발생될) 내부 분열의 요인은 상처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통합메시지를 낼 것인지, 보복을 위해 (상대를) 배제할 것인지다"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실의 입장일 것이다. 지금 네거티브가 큰 게 '넌 탄핵할 놈이야'(라는) 네거티브(이기 때문)"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들의 공방의 수위가 그렇게 높지 않단 점에서 당내 분열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단 진단도 나온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가족까지 끌어들이는 '진흙탕 싸움'이 발생되진 않았단 점에서다. 이 수위까지 갈 경우 전당대회 후 당내 화합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


이 평론가는 "앞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너 부인이 이런 짓 했어' 이런 게 네거티브의 끝판왕"이라며 "현재는 '한 후보가 우리 보수 우파 대통령들을 다 잡아 쳐 넣었다. 수사 독하게 했다' 이게 가장 심한 수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네거티브가 완전 진흙탕으로 가진 않았다. (과거에는) 자식 공격하고, 배우자 공격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이전 전당대회만 보더라도 이재명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문준형씨를 두고 '특혜다. 수사해라' 이렇게 공격했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이재명 전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또 안 그랬나. 대장동 얘기하지 않았느냐"라며 "이런 얘기하면 서로 화합이 쉽지가 않다. 그 정도 수위인데, 이제 대통령실이 어떻게 나올 지가 문제"라고 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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