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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원 "'하이라키' 윤헤라, 순수함으로 빌런 차별화" [D:인터뷰]


입력 2024.07.08 10:01 수정 2024.07.08 10: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배우 지혜원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라키'의 미워할 수 없는 빌런 윤헤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등학교에 비밀을 품고 입성한 전학생이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공개 후 비영어 작품 TV 부문 주간차트(6월 10~16일 집계) 톱10에서 '하이라키'는 1위에 올랐다. 또한 9개국에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72개국 톱10 리스트에 올랐다.


ⓒXYZ스튜디오

지혜원은 윤헤라는 돈과 명예, 미모까지 모든 걸 가지고 태어나 부족함 없이 살았지만 자신이 가지지 못한 딱 하나. 리안의 마음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인 재이(노정의 분)를 무너뜨리려는 인물이다. 지혜원은 안하무인 말투와 매서운 눈빛 등으로 노정의와 대립각을 세워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윤헤라는 자신이 닮은 점이 하나도 없지만, 그 점이 지혜원을 윤헤라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사실 헤라와 저는 단 한 가지도 공통점이 없어요. 제가 맡아야 할 캐릭터라 호흡을 넣어줘야 하는데 간격이 도무지 좁혀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점 때문에 헤라에게 호기심이 생겼고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고요."


'하이라키'는 지혜원의 첫 주연작인 만큼 윤헤라를 잘 만들어보려는 마음이 컸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따랏던 작품이었어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고요.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작품을 연구하고 준비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도 성장했다고 느낀 지점들이 있어요. 우선 제가 이렇게 표정을 많이 쓰는 사람인지 몰랐어요. '하이라키' 모니터를 하니 제가 표정을 다양하게 쓰고 있더라고요. 주변인들은 '하이라키' 속 제 모습을 보고 신기해 했어요. 특히 할머니께서 짜증 내고 유혹하는 헤라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셨어요.(웃음) 다음에는 할머니가 좋아할 만한 역할도 하고 싶어요."


지혜원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윤헤라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놓치지 않았다. 지혜원이 '하이라키'에 출연을 결정하며 부여받은 큰 숙제이기도 했다.


"미운 행동을 하지만 미워 보이지 않도록 보이는 게 감독님의 코멘트였어요. 전형적인 악녀 빌런으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하셨죠. 그게 제 숙제였어요. 그 부분이 추상적이기도 해서 고민이 됐어요. 사실 헤라는 극중 고작 18살이거든요. 정말 어린 나이잖아요. 그래서 그 나이의 특성상 순수함을 살리려고 했어요. 어차피 세상을 잘 모르는 아이니 천진난만하게요. 어느 순간부터는 헤라의 성격에 적응해서 준비해온 것들을 잘 표현해 보려 했어요."


극중 윤헤라는 오랜 친구였던 재이에게 리안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친구 관계를 끊어냈지만, 이내 차 안에서 알 수 없는 감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 같은 모습은 윤헤라의 캐릭터가 입체성을 갖게 하는 요소다. 지혜원은 윤헤라와 인물들의 관계성에 집중하며 특수한 설정 속에 있는 윤헤라의 보편적인 감정을 이끌어냈다.


"어려서부터 갖고 싶은 걸 다 가지고 자란 친구잖아요. 그런데 헤라가 가질 수 없었던 것(리안의 마음)을 재이가 갖고 있으니 열등감이라는 감정이 생겼을 것 같았죠. 헤라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내가 가지지 못한 걸 가졌을 때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헤라는 그 감정을 쌓아왔고요. 그러면서도 사실 헤라는 재이는 너무 사랑하고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XYZ스튜디오

'하이라키'를 보면서 윤헤라의 화려한 스타일링을 보는 재미도 컸다. 지혜원은 윤헤라의 갑옷과도 같은 옷과 액세서리를 착용하면서 더욱 헤라에 이입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헤라의 스타일링을 제가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어요. 투 머치 할 정도로 화려하잖아요. 헤라의 왕리본 머리띠는 팔지도 않아서 분장실에서 다 제작한 거였어요. 다행히 중반부쯤에는 헤라의 캐릭터에 적응이 돼 옷 입는 재미가 생기더라고요. 또 옷을 입으니 캐릭터성이 제게 부여돼 자신감도 생기고요. 학교에서도 수업에서 연습할 때도 의상을 입고 하라고 하거든요. 이번에 연습복을 입고 할 때와 의상을 입고 할 때 제스처와 걸음걸이도 다 달라진다는 걸 확실하게 느꼈어요."


지혜원은 '하이라키'를 통해 노정의, 이채민, 김재원, 이원정 등 또래 배우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모두가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한 성향"이 공통점이었다고 밝히며 서로의 존중 속에서 수월하게 촬영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래들과 이뤄진 촬영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나이 차이가 많이 안 나고 성향도 다 비슷했죠. 그래서 오히려 더 빨리 친해졌어요. 그 중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아서 감독님이 반장 역할을 해주시길 원했는데 사실 제가 부끄러움이 많아요. 친구들에게 그 역할을 제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해요."


지혜원은 '하이라키'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생을 사는 상위 0.01%를 연기했지만, 사실 보통의 삶을 사는 역할을 연기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순간에 소중함을 깨닫게 해줄 수 있는 배우를 꿈꾸고 있다.


"보통의 직업, 보통의 사람의 역할을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좋아해요. 너무 일상적이라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인데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자각하게 되고 감사함과 삶을 되돌아보는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로서 성공하는 것보다 사소한 것에 집중하고 살다 보면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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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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