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
인근 학교시설로 평소보다 조용한 응원전 연출
추산 5000명 인파에도 '충돌' 없이 성료
서병수 "분위기 봐라…차분하고 질서 유지"
장마철에 습도가 기상천외 치솟은 궂은 날씨에도 당원들의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향한 열정은 여전했다. 수도권에서 열린 마지막 합동연설회를 찾은 지지자들은 드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고양 소노 아레나'의 앞마당마저 여느 때와 같이 차지하며 각 지지하는 후보들을 향한 응원을 호기롭게 펼쳤다.
지지자들의 응원 열기는 비가 내려도 식을 줄을 모르고 이어졌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자 지지자들은 우비를 챙겨 입거나 비를 맞으면서 날씨는 아무래도 좋단 듯이 응원을 계속했다.
17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가 열린 인근에 학교 시설이 위치한 것과 동시에 바로 직전 충청 합동연설회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져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팀한동훈'은 후보자 중 유일하게 "주변에 학교가 있어요. 소음관리 철저!"라는 문구와 함께 한동훈 당대표 후보·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박정훈 최고위원 후보·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을 걸어뒀다.
실제 후보들의 이름을 외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나무에서 울어대는 매미 소리의 데시벨과 비등하게 느껴졌다. 스피커 음량 또한 이전 합동연설회보다 현저히 대비될 정도로 최소화된 게 피부로 와닿을 정도였다.
행사장 건물 입구 앞에서는 '영화 300' 포스터에 윤 후보 얼굴이 합성된 흰색 티셔츠를 입은 윤상현 후보 지지자들이 일렬로 서서 '윤상현의 보수혁명' '국민과 당원과 나란히 앞으로'라고 적힌 윤 후보의 피켓을 들고 대기했다. 합동연설회가 시작하기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여줬다.
행사장 우측에는 순서대로 원희룡·한동훈·나경원 지지자들이 캠프별로 흰색 텐트를 치고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입구와 가장 가까운 쪽에 위치한 원희룡 지지자들은 이날도 장구와 꽹과리를 치며 흥을 돋구고 있었다. 매번 합동연설회마다 대규모 풍물패를 동원했지만, 이날만큼은 그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게 눈에 띄었다.
한동훈 지지자들은 횡단보도 인근까지 줄을 길게 늘어서서 한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 합동연설회에서 틀던 한동훈 후보 응원곡과 함께 '팀한동훈'이 새겨진 깃발을 흔들며, 한 후보의 이름을 연신 외쳤다.
나경원 후보 지지자들은 마치 2002년 월드컵 '비 더 레드(be the reds)' 티를 연상하게 하는 붉은색 바탕에 '당대표!! 나경원' 흰색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 후보를 응원하고 있었다.
나 후보의 지지자들의 경우 지난 합동연설회에서 풍물패와 함께 댄스팀을 동원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조촐하게 '바꿀 사람 이길 사람 나경원' '보수 재집권 나경원'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기만 했다.
다만 지지자들 간 신경전이 완전히 접어진 것은 아니었다. 한동훈 후보가 도착해 '팀한동훈' 장동혁·박정훈 최고위원 후보,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단상에 올라가 인사를 하자, 한쪽에서는 호랑이 무늬 옷을 입은 원희룡 후보 지지자가 "당대표, 원희룡"을 크게 외쳐댔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은 합동연설회에서 "오는 분위기를 보라"라며 "차분하게 질서를 유지하면서, 우리 국민의힘이 스스로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나갈 수 있는 자정 능력을 갖고 있는 '훌륭한 국민의힘'이란 것을 여러분들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