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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리는 합동연설…'찐명' 野 전대 주자들, 승패 가를 '변수' 있을까


입력 2024.07.20 08:00 수정 2024.07.20 08:0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20일 합동연설회, 본격 전대 일정 돌입

'친명 마케팅' 벗어나 존재감 각인 전략

"인지도·정치 경력으로 순위 결정될 듯

주목받는 특정 사건 일어난다면 변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선출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전현희·한준호·강선우,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 김두관·김지수·이재명 당대표 후보, 김민석·민형배·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 후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주자들이 전국을 돌며 진행되는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준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후보들 대다수가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데다,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있어 '친명 혈투의 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복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후보들은 강한 인상을 심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지역 공약을 다지며 현장표 사로잡기에 신경 쓰고 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은 20일부터 제주도당과 인천시당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는 합동연설회의 일정을 시작한다. △21일 강원도당과 경북도당·대구시당 △27일 울산시당·부산시당·경남도당 △28일에는 충남·충북도당에서 시·도당 합동연설회를 차례로 연다. 8월부터는 △3일 전북도당 △4일 광주시당·전남도당 △10일 경기도당 △11일 대전시당·세종시당 △17일 서울시당 순으로 합동연설회 열기가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8월 18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 등 새 지도부를 확정한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합동연설회를 통해 '새 지도부의 준비된 인물'로서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데 주력, '당심 굳히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른 후보들의 일관된 '이재명 마케팅'에는 개개인의 경쟁력 있는 이력과 모습으로 대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지역에도 일찍 일정을 갖고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 현장감을 연설문에 녹이는데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 최고위원 후보 측은 1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역별 현안에 가까운 연설 준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당원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하고 핵심 당원을 통해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원들의 판단력이 냉철하다. 이재명 후보의 옆에 있거나 친한 것보다 새 지도부에 필요한 능력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이재명 마케팅'보다 후보의 경쟁력이나 차별성에 대해 많이 말씀드리고 있다. 따로 당원들을 접촉하거나 커뮤니티 상황을 분석해봐도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특정 후보 정도는 돼야 대응 능력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또다른 후보군은 합동연설과 TV토론으로 판세 뒤집기를 노리며 전략을 다듬고 있다. 대다수 후보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콘텐츠 면에서 진가를 발휘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책 비전과 구상 등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는데 무게를 두되 정책 대결을 시도, 차별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이틀간 100% 무선 ARS 방식으로 '민주당 최고위원 적합도'를 물은 결과, 정봉주 후보가 12.8%로 1위를 차지했다. 정봉주·이언주·민형배·김민석·전현희 의원이 선두 그룹을 형성한 가운데, 후보들 대부분이 2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지 않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접전 양상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른 최고위원 후보 측은 "이재명 후보조차도 '나랑 가까우니 새 지도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경제 분야 미래산업 전략과 민주당이 다시 집권했을 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제시가 필요하다. 이 후보와도 업무적으로 합을 잘 맞출 수 있는 점이 새 지도부로서 표심을 가져갈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이재명 후보와 얼마나 합을 맞췄는지 알기 쉽지 않다. 인지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치적 이미지'가 결정적"이라며 "특정 후보에 대해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상징성이 최고위원들의 순위를 결정하는데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의 개인사나 특정 행동에 대한 면면이 강하게 주목받는다면 이변이 일어나겠지만, 기간이 짧기 때문에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후보 모두가 친명계로 분류되고 '이재명 마케팅'을 펼치는 상황에서의 기준점은 후보들 간의 체급 차이"라며 "인지도나 정치 경력 면에서 유권자들이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김두관 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선전도 관전 포인트이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임을 선언한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의 무난한 단독 추대가 예상됐던 것과 달리, 한때 '리틀 노무현'으로 불렸으며 PK의 대표주자인 김두관 전 의원, 청년 원외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진표는 '3파전'으로 꾸려졌다.


김두관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꾸준히 '이재명 일극체제'를 겨냥하며 일정 지지율 확보를 노리고 있다. 지난 18일 진행된 CBS라디오 주최 첫 번째 방송토론회에서도 그는 "민주당의 생명이 역동성과 다양성인데 민주당의 민주란 DNA가 많이 훼손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원이 꽤 많다"고 현상을 비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두관 후보가 얼마나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가 민주당 전당대회의 관건"이라며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인 결과로 마무리된다면 민주당의 사당화에 뿌리를 박는 것이고 공세로 인한 이재명 후보의 시련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두관 후보는 이번 기회를 통해 존재감을 알리고 친노·친문계의 위치를 다져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과도하게 네거티브 전을 하기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는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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