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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해리스 후보 승계 전폭 지지"


입력 2024.07.22 07:03 수정 2024.07.22 10:47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해리 리드 국제공항을 출발해 델라웨어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 안팎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직을 내려놨다. 지난달 27일 TV 토론 부진 후 진보 진영 안팎의 사퇴 요구 압박을 받은지 약 3주 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남은 기간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선 도전을 하려했지만 우리 당과 나라를 위해서는 내가 도전을 포기하고 대통령으로서 남은 임기에 집중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어서 엄청난 영광이었다”며 “나의 재선을 위해 노력했던 모든 일에게 감사하고, 특히 굉장한 파트너였던 해리스 부통령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3년 반 우리는 국가로서 위대한 진보를 했다”며 “오늘 날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국가를 재건하기 위한 여러 역사적인 투자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30년 만에 첫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키고, 미국인들을 상대로 건강 보험 혜택을 확대하고, 최초로 연방대법관에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을 임명한 것 등을 정권의 치적으로 내세우며 “미국은 오늘날 이보다 더 좋았던 적이 없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별도로 소셜미디어(SNS) X(엑스)에 올린 글에서 “오늘 나는 카멀라 부통령이 올해 우리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며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 함께 힘을 합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겨야 할 때다. 해내자”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후보가 돼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저는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미국인들에게 이 중요한 선거에서 분명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의제를 물리치기 위해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오는 11월5일로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두고 이뤄졌다. 경선을 치른 현직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미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으로 민주당의 새로운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며 “경선 단계가 아닌 전당대회에서 후보가 결정되는 건 여러 세대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NYT는 대체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강력한 위치에서 경선 과정을 시작하지만 다른 민주당 후보들의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4년 3월2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에서 보건의료 주제 연설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진 판정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델라웨어주 레호보스비치 별장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백악관 주치의는 전날 “치료제를 투여했고 컨디션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미국을 방문하는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는 이날 파리올림픽 참석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한 뒤 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불거진 지 3주째 되는 이날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그는 인지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완주를 고집해왔다.


그러나 암살미수 사건 이후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 등 민주당 내 측근이자 정치 거물들이 잇따라 ‘후보 교체’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재선 도전의 뜻을 접었다.


전날까지 민주당 내 의원 37여명이 공개 사퇴를 요구하고 ‘큰손’들의 기부 중단을 협박해도 꿈쩍 않던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엔 진보 진영에서 존재감이 큰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델라웨어주 별장에서 자가 격리된 바로 다음 날인 18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바이든이 출마 여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가 발표되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설에 올린 글에서 “부패한 조 바이든은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없었고,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한 적도 없다”며 “그는 거짓말과 가짜 뉴스 등을 통해서만 대통령직을 유지해왔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면서 민주당 후보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명한 데 대해 CNN방송에 “바이든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를 이기는 게 더 쉬울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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