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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바이든 대선 후보직 승계 지지한 해리스는 누구


입력 2024.07.22 10:40 수정 2024.07.22 10:51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021년 6월 6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부통령으로서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방문하는 첫 해외 순방을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투에 탑승하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불과 100여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바이든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카멀라 해리스(60) 부통령에 대해 “비범한 동료”였다고 평가하고 “이번 대선에서 우리 당의 후보로 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게 된다. 첫 여성 대통령은 8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못 다 이룬 꿈이다. 유색인종 여성인 그가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그동안 백인과 남성이 주류였던 미국 사회에서 유리천장을 깼다는 의미도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는 오는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 영광”이라며 “후보 지명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64년 중남미 카리브해 자메이카 출신인 아버지와 인도 브라만(인도 신분제인 카스트제도 최고 계급) 가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카멀라’란 이름은 인도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이란 뜻이다.


아버지 도리스 해리스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고,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에서 유방암을 연구한 과학자 출신으로 캐나다 명문 맥길대학에서 교수를 지냈다. 외할아버지도 인도의 고위 관리를 지냈다.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유학 중 흑인 민권운동을 하며 가까워져 결혼했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두 딸 중 맏이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은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백인이 대부분인 '화이트 커뮤니티'에서 자라면서 상당한 정체성 혼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는 초등학교 시절 미국 정부가 인종차별 철폐를 목적으로 한 '버싱' 정책에 따라 매일 아침 버스에 실려 백인들이 주로 사는 부유한 동네의 초등학교로 등교했다.


부모가 이혼한 뒤 해리스 부통령은 12세 때 박사 학위를 받고 유방암을 연구하던 어머니 직장을 따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로 이주했다. 어머니는 그곳에서 대학 강사이자 병원 연구원으로 취직했는데, 역시 백인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프랑스어를 쓰는 지역이라 해리스 부통령은 소수인종으로서 겪는 소외감이 컸다고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캐나다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뒤 워싱턴DC의 유서 깊은 흑인 대학인 하워드대에 진학해 정치학·경제학을 전공했다. 대학생 때 상원의원실 인턴, 아프리카계 여대생 단체인 ‘알파 카파 알파’ 등에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해 1990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의 지방 검사로 법조계에 진출했다.


2004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다. 재선을 거쳐 6년간 주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캘리포니아 최초의 흑인 여성 법무장관으로 열정적인 연설 스타일로 ‘여자 오바마’란 별명이 붙었다


법조계 이력을 발판으로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같은 당 소속 현역 하원의원을 누르는 이변을 일으키며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흑인 여성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 것도 그가 처음이다.


흑인 여성으로는 캐럴 브라운에 이어 두 번째 상원 입성이었는데, 법사위·정보위에 소속돼 활발한 의정활동을 벌였다. 2020년 대선 경선에선 ‘바이든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고, 바이든 대통령은 8월 전당대회에서 그를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이듬해 1월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첫 여성·유색 인종 부통령이 됐다.


날카로운 언변과 소수 인종·여성으로 미국의 비주류 사회에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 당시 TV 토론 당시 송곳 같은 질의로 바이든 당시 후보를 몰아붙이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소수 인종이자 여성으로서 미국의 비주류 사회에 어필한다는 점도 무기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밀리고 있다. 지난 6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유권자 399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승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4%만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57%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는 그렇다는 답변이 약 59%였지만,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13%에 불과했고 무당층에서는 25%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폴리티코는 최근에도 트럼프 계열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단체)이 트럼프·해리스 가상 대결 여론조사를 의뢰한 결과 해리스의 트럼프 상대 경쟁력이 오히려 바이든보다 못한 것으로 나왔다고 지난 19일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4년 동갑내기 백인 변호사인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으며 이전 결혼에서 얻은 딸이 둘 있다. 엠호프는 미국 역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이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로 방한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그해 9월 부통령으로는 4년 만에 방한한 해리스 부통령도 접견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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