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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투톱 체제 전환...PF 의존 해소·초대형 IB 도약 ‘방점’


입력 2024.07.22 16:39 수정 2024.07.22 1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김종민 IB·관리-장원재 S&T·리테일로 역할 분담

비 부동산 강화로 리스크 해소…수익 다각화 집중

그룹 ‘젊은 피’ 수혈 기조 강화...변화 통한 성과 노력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왼쪽)와 김종민 신임 대표.ⓒ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쏠림 완화 및 소매영업(리테일) 경쟁력 강화,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 등의 과제 해결을 위해 ‘각자 대표 체제 전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 타개책으로 투톱 체제를 통한 전문성 강화를 선택하면서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22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김종민 메리츠금융지주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회사는 기존 장원재 단독 대표 체제에서 2인의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김 신임 대표는 기업금융(IB)·관리를 담당하고 기존 장원재 대표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리테일을 맡는 투톱 체제를 구축해 최고경영자(CEO)의 책임 경영을 강화한 것이다.


장원재·김종민 2인 각자 대표 체제로의 변화는 대내외 경영 환경의 어려움이 커진 만큼 사업 분야별 전문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PF 사업 비중이 높은 메리츠증권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자회사 메리츠캐피탈로부터 부동산 PF 자산 약 3300억원을 매입하면서 부동산 PF 위험 노출 금액(익스포저)이 기존 4조7000억원에서 5조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규모는 자기자본의 약 120%로 업계 평균(40~60%)보다 약 2~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양적인 부담에 비해 질적인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나 재무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 부담을 여전히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회사의 IB 부문을 맡게 된 김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메리츠화재 자산운용실장을 맡아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기업 대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IB 전문가다. 작년 11월부터는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 부사장도 겸임하고 있는데 메리츠증권에서도 이같은 IB 역량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금융을 통해 급성장을 이뤄낸 증권사지만 지난해부터 IB와 리테일 등 비(非) 부동산 부문 투자를 확대해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테일 사업의 경우 금융공학·자산운용·상품 기획·리스크 관리 등에서 강점을 가진 장원재 대표가 S&T와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 전경.ⓒ메리츠증권

이와 함께 메리츠증권이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각자 대표 체제라는 경영 변화를 선택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재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면서 초대형IB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4조원부터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수 있고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자기자본의 2배 이내에서 발행 어음 발행이 가능해진다. 메리츠증권도 올해 초대형 IB 진출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수익성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 차원에서 CEO들의 세대 교체를 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증권·화재 등 자회사 경영에 ‘젊은 피’를 수혈해 사업 효율화와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앞서 지난해 말 업계 최장수 CEO로 메리츠증권을 이끌어온 최희문 대표의 후임으로 장원재 대표를 발탁한 바 있다. 이후 약 반 년 만인 이번에 1972년생인 김 대표를 각자 대표로 추가 선임한 것이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메리츠화재에서도 베테랑 CEO인 김용범 대표의 뒤를 이어 김중현 대표가 선임되는 등 젊은 인재를 자회사 CEO로 등용하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발생한 사업적 공백을 IB와 리테일을 통해 상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증시 관련 실적 노출이 적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됐지만 상황이 급변한 만큼 변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에 젊은 전문 경영인들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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