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 경제가 4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대북 경제 제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 등이 완화되고 중국과의 대외교역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2조3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지난 2019년(0.4%) 이후 4년 만에 증가 전환이다.
한은은 농림어업과 제조업이 증가로 전환되고 건설업의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봤다. 특히 대북 경제제재 조치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통제가 완화되고 중국과의 대외교역이 증가했으며, 양호한 기상 여건 등이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광업은 석탄 등이 늘어 2.6% 증가했다.
제조업은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이 모두 늘어 5.9% 증가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력발전과 화력발전이 모두 줄어 4.7% 증가했다.
건설업은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8.2%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운수업을 중심으로 1.7% 늘었다.
지난해 북한의 산업구조는 농림어업의 경우 22.0%로 1.1%포인트(p) 하락했으며, 광공업은 30.7%로 0.2%p 상승, 전기가스수도사업은 5.4%로 3.2%p 올랐다. 건설업은 11.0%로 0.2%p 상승했으며 서비스업은 30.9%로 2.5%p 하락했다.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40조9000억원으로, 우리나라의 1.7%(60분의 1)에 불과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158만9000원)도 우리나라의 3.4%(30분의 1) 수준이었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재화의 수출·수입 합계. 남북 간 반·출입 제외)는 27억7000만 달러로 전년(15억9000만 달러) 대비 74.6% 증가했다.
수출(3억3000만 달러)은 신발·모자·가발 등을 중심으로 104.5% 늘었다. 수입(24억4000만 달러)은 비료와 플라스틱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71.3% 증가했다.
지난해 남북한 반·출입 규모는 전무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로는 반·출입 실적은 미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