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단 투자 계획
교통망 확충 개획도 호재…신규 분양 잇따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부동산시장의 투자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전까지 처인구는 용인시에서도 수지구와 기흥구에 비해 개발이 더딘 곳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집값의 경우 전국적으로 하향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처인구에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땅값은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이 오른 곳이 처인구였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8월에 처인구에서 분양될 새 아파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처인구 주택값은 0.59%(누적기준)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주택값은 0.44% 떨어지고, 전국적으론 0.48% 하락했다. 용인시 전체 기준으로도 집값이 0.52% 하락했지만 처인구는 예외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적으로 0.99% 상승한 가운데 처인구는 3.02% 뛰었다. 처인구는 지난해에도 6.66% 오르며 전국 지가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잇단 호재에 용인 부동산시장은 처인구를 중심으로 이미 들썩이고 있다. 우선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처인구는 올해 1분기(1~3월) 아파트값이 0.14% 오르며,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정부의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발표 이후 처인구에 위치한 '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 84㎡(전용면적 기준) 아파트는 1년 만에 74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84㎡ 아파트도 1억원가량 올랐다.
올 4월에 분양한 처인구 삼가동에 분양했던 처인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은 반도체 미래가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단기간 100% 계약을 마쳤다 .평균 분양가가 1886만원으로 책정됐는데, 반도체 호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이처럼 용인시 처인구로 인구가 몰리는 건 개발호재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처인구 남사읍에 들어설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728만㎡)와 원삼면에 조성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416만㎡) 개발사업이 꼽힌다.
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예상 투자금액만 360조원에 달한다. 직간접 고용효과가 192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원삼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는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업체가 모인 클러스터로로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내년 3월 첫 번째 팹(Fab)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교통 인프라 확충사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29일 GTX-A 용인 구성역이 첫 운행을 시작했다. 수인분당선과 GTX-A 노선의 환승역으로 지난 3월 GTX-A 수서~동탄 구간 개통당시 제외됐던 곳이다. 역 개통으로 구성역에서 서울 수서까지 14분이면 도착한다. 또 용인시는 2조3000억원을 투입해 처인구와 경기 광주까지 38km 가량을 잇는 복선 철도를 놓을 계획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용인시 처인구는 용인시에서도 가장 개발이 늦은 지역이지만, 그만큼 개발 여력이 큰 지역"이라며 "산업 기반이 갖춰지면서 상승세를 탔던 판교, 동탄, 광교와 비슷한 추세로 부동산 시장이 움질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HL디앤아이한라는 8월 처인구 포곡읍 금어리 640-1번지 일원에 '용인 둔전역 에피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HL디앤아이한라가 27년 만에 브랜드를 바꾸고, 용인지역에서 처음으로 분양하는 아파트다.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29층, 13개 동에 1275가구(전용면적 68~101㎡) 규모로 지어진다. 대단지인 만큼 다양한 주민편의시설과 상가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68㎡(전용면적 기준) A타입 149가구 ▲68㎡ B타입 124가구 ▲84㎡ A타입 366가구 ▲84㎡ B타입 471가구 ▲101㎡ 165가구 등 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PF를 보증하는 '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로 상반기 처인구에서 분양했던 아파트보다 3.3㎡당 평균 500만원 정도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최대 1억5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단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투자하는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가깝다. 단지 앞을 지나는 중로 1-49호선이 개통되면 용인IC 소요시간이 대폭 단축됨에 따라 영동고속도로와 수도권 제2순환도로 진입도 편리하다.
단지 주변에 세종~포천고속도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포곡 IC가 가깝고, 국지도 57호선(용인~포곡) 도로 금어IC 등도 개통될 예정으로 수도권 전역의 이동이 쉽다. 광역버스 정류장이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한 서울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또 경전철 에버라인 둔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 5월 인공지능(AI) 기반 교육플랫폼 업체인 앱티마이저와 손잡고 앞으로 분양할 아파트 입주민에게 교육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앱티마이저는 서울대 교육학과 오헌석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서울대 기술지주 자회사다.
여기에 작은도서관, 스터디룸, 1인 독서실·개별독서실 등 면학 분위기 형성에 효과가 큰 시설과 학원 통학을 위한 학원차량 대기공간 등도 조성된다.
단지 인근에는 도보로 통학이 가능한 둔전초가 있고 농어촌 특별전형이 가능한 포곡고와 포곡중·영문중·고림중·용인고·고림고가 밀집해 있다.
대우건설이 처인구 남동 일원(은화삼지구)에서 지을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도 8월중 분양된다. 전체 3700가구 대단지 중 1차로 1681가구(전용면적 59~130㎡)가 먼저 선보인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가까워 직주근접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용인 역북·고림지구 인근이어서 대형마트, 행정기관 등 각종 생활 인프라를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