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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플레이션’ 한숨 돌렸다…올해 원유 기본 가격 동결


입력 2024.07.30 11:48 수정 2024.07.30 11:50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가공유 현 가격보다 5원 인하 결정

정부 등 ‘물가안정’ 의지 반영돼

중장기적 생산 기반 확보 노력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각종 우유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이 4년만에 동결됐다. 정부와 유업계의 물가안정 의지가 반영된 영향이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 협상소위원회는 올해 음용유용 원유 기본 가격을 동결하고, 가공유용 원유는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에 조정된 원유 가격은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당초 생산자는 협상 최대치인 ℓ(리터)당 26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유업계는 동결을 요구했다. 약 두달간의 협상으로 생산자와 유업계는 어려운 물가 상황, 음용유 소비 감소 등 산업 여건을 고려해, 상생하는 차원에서 우유, 발효유 등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는 음용유 가격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치즈,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하는 가공유 가격은 현 887원(ℓ당)보다 5원(ℓ당)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음용유 기준)은 ℓ당 88원 올린 바 있다. 치즈·연유·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하는 가공유 원유 가격은 87원 상승했다. 이는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된 첫해 106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폭 인상이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업계도 우유 가격을 조정한다. 우유 가격이 상승하면 우유가 포함된 제품인 음료, 아이스크림 등 물가도 동반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정부는 농산물, 외식물가 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우유 가격 상승은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정례간담회에서 “우유 원유는 ℓ당 26원 이내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여러 물가 상황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유가격이 동결돼 유업체도 흰우유 가격을 동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했다. 우유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흰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카페라떼 가격 인상 등 소위 ‘밀크플레이션’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용도별 원유 구매량을 결정하는 협상에서는 음용유를 9000t 줄이는 대신 가공유를 9000t 늘려 유제품 소비구조 변화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에 결정된 용도별 구매량은 내년 1월부터 2년간 적용된다.


정부는 당초 의도했던 대로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소비 변화(음용유 감소, 가공유 증가)를 반영해 생산구조를 개편하고 자급률을 높이는 데 점진적으로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 인포그래픽. ⓒ농림축산식품부


저비용 원유 생산체계 구축…유통비용 감축 목표


농식품부는 국내 낙농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대책’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원유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사양관리 개선 등을 통해 생산비를 안정화할 수 있도록 저비용 원유 생산체계 구축, 유제품 생산·유통 비용 절감, 국산 유제품 수요 발굴 등 3대 핵심 전략을 추진해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먼저 저비용 원유 생산체계를 구축한다. 원유가격 산성제 개편을 통해 현장 사료 첨가제 사용량을 줄이는 등 관행적인 고비용 사양체제를 개선해 생산비를 낮춘다. 생산자와 유업계 등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통해 조정 폭과 시행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낙농산업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농이나 규모화를 추진하는 기존 농가가 기준원유량(쿼터)과 시설을 구매하지 않고 임차해 경영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한다. 초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유제품 생산·유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집유노선을 통합하고 권역 내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인근 유업체에 우선 공급한다. 저렴한 수입 멸균유와 경쟁할 수 있도록 저가 흰우유 공급도 활성화한다.


국산 유제품 수요도 발굴한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음용유 시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 목초우유 등 프리미엄 원유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중국 등 일부 국가 중심 유체품 수출을 다른 국가로 확대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낙농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국산 유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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