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정치 스승 죽음 뒤 복수 다짐"
가자 떠난 뒤 외교 통해 하마스에 군사 지원
지난 3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스마엘 하니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 간 전쟁의 도화선이 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인질 납치를 배후에서 기획하고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하니예는 1962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서부 알샤티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제1차 중동전쟁으로 난민이 된 그의 부모는 하니예를 유엔에서 운영하는 학교에 입학시켰다. 이후 가자 이슬람 대학교에 진학해 아랍 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교 재학시절 처음 하마스에 가입한 뒤 학생회 회장을 역임하며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하니예는 1987년 대학 졸업 직후 제1차 인티파다(반이스라엘 폭력 시위)에 참여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해당 폭력 시위를 그가 주도했다며 체포했고 3년 6개월 간 복역했다. 만기 출소한 하니예는 하마스를 창립한 아흐메드 야신의 비서 역할을 하며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야신은 그를 하마스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2004년 이스라엘에 의해 야신이 암살당하자 하니예는 하마스의 실질적인 리더로 올라섰다. 당시 그는 추모 연설에서 “울 필요 없다”며 “우리는 확고하게 이스라엘에 복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복수를 다짐했다.
이로부터 2년 뒤 치러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니예는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치던 파타를 비판하는 선거 운동을 펼쳐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었다. 총리로 선출된 그는 8년 동안 총리직을 수행한 뒤 2017년 2월 실권을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2019년 카타르로 떠나 생활해 왔다.
아디브 지아데 카타르 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는 “2019년 카타르로 떠난 하니예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어떤 지휘를 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지난 4년간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치며 하마스의 군사력 증강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니예는 이란을 비롯한 여러 아랍권 국가로부터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약속 받았다”며 “그는 하마스 조직 및 군부 내 강경파 인사들의 정신적 지주다. 사망 직전까지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