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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서 본 女, 많이 닮았는데"…알고 보니 쌍둥이?


입력 2024.08.04 03:02 수정 2024.08.04 03:02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뉴욕포스트

각자 다른 곳으로 입양돼 수십 년간 떨어져 있던 동유럽 조지아의 쌍둥이가 틱톡을 통해 재회한 사연이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엘렌 데이사제는 2022년 틱톡 앱에서 스크롤을 내리다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소녀를 발견했다.


안나 판출리제라는 이름의 이 소녀도 19살로 엘렌과 동갑이었다. 엘렌은 즉시 안나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껴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됐다.


알고 보니 둘은 우연의 일치로 외모가 닮은 '도플갱어'가 아니라, 20년 전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일란성 쌍둥이 자매였다.


이들이 20년 만에 만나게 된 것은 태어나자마자 '불법 입양'됐기 때문이다.


안나의 어머니는 "아무것도 몰랐다. 당시 누군가를 입양하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남편과 나는 안나를 입양하기까지 6년을 기다렸다. 우리는 불법 입양에 대해 전혀 몰랐고,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수천 달러를 내고 안나를 입양했다고 밝혔다.


엘렌의 어머니 또한 "결혼한 지 1년 만에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남편과 함께 입양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긴 대기자 명단 때문에 보육원 입양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던 중 지역 병원에서 유료로 입양할 수 있는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들은 엘렌을 우리 집으로 데려왔다. 불법적인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나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내 모든 과거가 속임수로 느껴졌다"면서 "18년 동안 나를 키워준 사람들이 친부모가 아니라는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엘렌과 안나는 페이스북 그룹 '나는 찾고 있다'의 운영자이자 조지아의 기자 타무나 무세리제의 도움으로 DNA를 검사할 수 있었다.


타무나 무세리제는 2016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날짜가 다른 두 개의 출생증명서를 발견하면서 자신이 불법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 그룹을 만들었다. 그는 수백 쌍의 가족이 다시 만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정작 자신의 진짜 가족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무세리제는 1950년대 초부터 2005년까지 발생한 납치 사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지아 병원에서 최대 10만명의 아기가 조직적으로 팔려나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병원과 보육원, 입양 기관이 결탁해 출생 기록을 위조하고 현금을 받아 아이들을 팔아넘기는 등 과거 조지아의 '영유아·아동 거래'는 광범위했다.


영국 BBC는 다큐멘터리 '조지아의 도난당한 아이들'(Gorgia’s Stolen Children)에서 "지난 2022년 조지아 정부가 그동안 벌어진 아동 인신매매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40명이 넘는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지만 '너무 오래돼 자료가 유실됐다'는 결론이 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2003년 국제 아동 인신매매 관련 조사 끝에 여러 관련자가 구속됐지만 외부에 공개된 정보가 별로 없다. 2015년에도 한 차례 더 조사가 이뤄졌지만, 조지아 현지 매체를 보면 (아이들을 팔아넘긴) 산부인과 책임자가 구속됐다가 풀려나 업무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엘렌과 안나는 자신들을 키워준 양부모에게 감사하고 서로를 찾은 것에 기쁘지만, 여전히 친부모와 재회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엘렌은 "어쩌면 우리들의 친부모는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거짓말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도 있다. 부모님을 찾아서 진실을 말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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