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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무게추’…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 이어지나


입력 2024.08.08 07:00 수정 2024.08.08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엔화 절상 가속시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시간 경과따라 약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7월 3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새로 발행한 1만 엔·5000엔·1000엔권 지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폭락장을 부추긴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렴하게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충격이 증시에 지속적인 암초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엔화 추가 강세 전망에 따라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폭락 장세에서 벗어나 반등에 나서고 있으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유동성 충격은 이제 시작이란 평가가 나온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촉발됐다. 현재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규모에 대한 구체적 추정치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일부 데이터를 통한 유추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정확한 규모는 아무도 모르는 수준이라는 점을 전제하며, 일본 투자신탁의 해외운용잔고가 7월 들어 800억 달러 축소된 점을 볼 때 일본의 해외주식 투자자금 회수가 60%~70% 가량 진행된 것으로 파악했다.


교보증권은 과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시기의 코스피 하락 폭과 견줄 때 하방 압력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을 내다봤다. 코스피는 지난 2일과 5일 이틀 간의 폭락 시기 동안 12.10% 하락한 바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코스피 하락율은 56.7%에 달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35.7% 하락했고,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38.9%)과 2002년 닷컴버블(-15.9%), 2016년 미국 금리 속도조절(-10.9%) 시기에도 두 자리수 하락율을 기록했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엔화 절상에 따른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자본 차익 기대감으로 아직 포지션이 정리되지 않은 자산군은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일본 경제 자체의 모멘텀에 따라 엔화 절상 속도가 빨라진다면 해당 자산군에서 자금 유출이 확대될 것이고 이로 인한 자산 가격 하락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하반기 엔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 3분기 엔·달러 환율은 140엔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뒀음에도 미 연준이 9월부터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엔화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영향력은 시간이 갈수록 약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엔화의 위상이 예전과 비교해 약화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단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바꿔 말해 곧 안전자산 선호로 봐도 무방했다”며 “유사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가속화했던 1990년대, 2000년대와 달리 현재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은 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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