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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거인' 이재용-정의선이 거둔 성과


입력 2024.08.08 10:35 수정 2024.08.08 10:4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이재용 회장, IOC 최상위 스폰서 삼성 '올림픽 마케팅' 현장지휘

프랑스 정부 및 IOC 공식 행사 참석…각국 유력 인사들과 교류

정의선 회장, 양궁 대표팀 '金5개 싹쓸이' 이끌며 '국민 협회장' 등극

현대차그룹 체계적 지원 부각되며 브랜드이미지 제고 효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파리 올림픽 출장을 마친 후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주간의 프랑스 파리 출장 일정을 마치고 지난 7일 나란히 귀국했다. ‘2024 파리올림픽’ 개막에 앞서 파리로 날아갔던 이 회장과 김 회장은 각 기업의 총수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많은 성과를 남기고 돌아왔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파리올림픽 기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최상위 스폰서인 삼성을 대표해 프랑스 정부와 IOC가 개최한 공식 행사에 참여해 각국의 유력 인사들과 교류하는 한편,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개별 미팅을 가지며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파리올림픽과 연계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마케팅’ 현장을 점검하고 성과를 확인하는 것도 이 회장의 파리 출장 업무에 포함됐다.


이 회장은 7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파리올림픽 참관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 선수들이 잘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우리 플립6(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로 셀피 찍는 마케팅도 잘 된 것 같아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IOC와 협력해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영광의 순간을 직접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오상욱이 7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받은 뒤 튀니지 파레스 페르자니, 이탈리아 루이지 사멜레와 갤럭시 Z 플립6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간 올림픽 시상식에는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으나, 파리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이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으로 메달 수상의 순간을 셀피로 담아내는 게 허용된 것이다.


선수들이 셀피를 찍는 모습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이는 갤럭시 Z 플립6의 막대한 홍보 효과로 이어졌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빅토리 셀피’ 외에도 파리올림픽 현장 곳곳에서 활약했다. ‘갤럭시 S24 울트라’는 파리 올림픽 개막식의 모습을 생생하게 중계하는 데 활용됐고, 삼성의 AI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은 참가 선수들에게 제공돼 각국 선수들간 언어장벽 없는 소통을 지원했다.


이 회장은 파리올림픽 마케팅 성과에 대해 “실적으로 보여주겠다”고 할 정도로 큰 자신감을 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삼성전자

해외 출장 때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파트너들과의 협력 강화, 신사업 기획 모색 등에 나섰던 이 회장은 이번 파리올림픽 기중 중에도 현지에서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 등 반도체·IT(정보통신)·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중요 비즈니스 현안 및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도 글로벌 정관계, 스포츠계 인사 등 수십 명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지난달 25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 회장 외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 4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참석자들과 글로벌 경제 전망, 미래 기술 트렌드,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및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해 세계 각국 주요 인사들과 교류했다.


이 회장은 귀국길에 “(파리 현지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경기를 찾아 태극기를 펼치며 응원하고 있다. 정 회장 오른쪽으로 부인 정지선씨,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김재열 IOC 위원(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은 파리올림픽 기간 동안 주로 대한양궁협회 회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했다. 양궁 첫 경기가 열린 지난달 25일 남녀 개인 랭킹 라운드 시작 이전부터 파리 현지에서 대표 선수들을 위한 지원 상황을 직접 챙겼다.


우리 선수들을 위해 마련된 전용 훈련장과 휴게공간, 식사 등 준비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했고 미비점이 있으면 바로 보완을 지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특히 양궁 경기 내내 현지에 체류하며 선수들의 컨디션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양궁협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협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을 총 동원한 지원을 받는 양궁대표팀은 다른 나라 선수들은 물론, 우리 대표단의 다른 종목 선수들 사이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4일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이 끝난 뒤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 및 스탭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대한양궁협회

정 회장은 특히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멘탈 관리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모든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양궁협회 관계자, 프랑스 현지 교민들과 선수들을 직접 응원했으며, 주요 고비마다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네며 멘탈이 흔들리지 않도록 배려했다.


정 회장은 양궁 여자단체전 10연패 달성 이후 현장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다하겠다”고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밝히고 선수들에게도 “담대하게 매 경기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자 단체전 결승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선수들의 ‘기 살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결승전을 위해 이동하던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과 마주친 정 회장은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겠냐”며 “주눅 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 우리 선수들 실력이 더 뛰어나니 집중력만 유지하자”고 자신감을 북돋웠다.


이번 여자 개인전에서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전훈영 선수를 별도로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여자 개인전이 끝난 후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자신의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한 전훈영 선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런 정 회장의 뒷바라지는 최고를 향한 선수들의 치열한 노력과 어우러져 파리올림픽 양궁 전 종목 석권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남자단체전, 혼성단체전, 여자개인전, 그리고 마지막 날인 4일 남자 개인전까지 최정상에 오르며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마지막 5번째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의선) 협회장님을 비롯해 모든 직원들, 코치님들, 선수들이 함께 만들어낸 역사”라며 감동을 표현했다.


정 회장은 남자개인전 경기가 끝난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제일 고맙다. 선수들이 꿈꾸는 걸 이루고 선수들 본인이 가진 기량을 살려 이 모든 걸 이뤘다는 게 제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과 양궁협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노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잘할 수 있도록 도운 것 뿐”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간) 파리 대회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남수현(왼쪽 첫번째), 전훈영(오른쪽 두번째), 임시현(오른쪽 첫번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대한양궁협회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국가대표팀 전체 목표였던 금메달 5개를 따내는 성과를 달성한 배경에 양궁협회의 체계적이고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다는 게 널리 알려지며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정 회장의 인기도 높아졌다.


선수 육성부터 공정한 대표선수 선발,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첨단 훈련 및 대회 장비 지원,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올림픽 현장에서의 선수지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정 회장에게 ‘국민 협회장’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특히 파리올림픽을 전후해 논란을 일으킨 다른 종목 협회와 양궁협회가 극명하게 비교되면서 정 회장에게 ‘축구협회장을 맡아 달라’, ‘배드민턴협회장을 맡아 달라’는 등의 요구가 빗발쳤다.


현대차그룹은 IOC 스폰서가 아닌 관계로 직접적인 ‘올림픽 마케팅’에 나서진 않았으나, 정 회장과 양궁 대표팀의 활약으로 기업 이미지가 한껏 높아졌다. 또, 양궁 대표팀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게 된 비결 중 하나로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해외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브랜드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됐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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