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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한국男과 결혼했는데…" 자국 간 베트남女 생활고 몰렸다


입력 2024.08.17 04:31 수정 2024.08.17 04:31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게티이미지뱅크

이혼, 사별 등으로 한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돌아간 다문화가족 10명 중 3명이 한 달에 1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 월평균 소득인 710만동(38만5530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15일 여성가족부의 '2023년 베트남 국외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 남성과 결혼한 결혼이주여성 161명과 그 자녀 1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 이같은 내용이 나왔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7세로, 결혼 후 한국으로 이주했으나 이혼, 사별, 별거 등으로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결혼 중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이 27.6%로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 한국을 떠난 뒤 이들의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이주여성 161명의 월평균 수입을 보면, 22.4%(36명)이 수입이 없다고 답했다. 또 200만동(10만8200원) 미만이라고 답한 이들은 11.2%(18명)이다. 10명 중 3명 꼴인 33.6%가 월평균 10만원 밑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200만~500만동(27만500원)이 43.5%로 가장 많았다. 절반 이상의 소득이 현지 월평균 소득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직업이 없다고 대답한 여성들이 23.4%(37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자영업 17.1%(27명), 공장근로자(16.5%) 순으로 이어졌다. 또 이들의 절반 이상인 64.7%(102명)이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1명이 있는 여성이 51.6%로 83명, 2명이 11.2%(18명)였다. 자녀 총 130명의 평균연령은 13세로, 미취학 연령 아동 17명, 학령기 이후 아동은 106명이었다. 한국에서 아빠가 키우고 있다고 답한 7명은 제외됐다.


국적으로 보면 한국 국적이 52.3%(67명), 베트남 국적 27.3%(35명), 이중국적이 20.3%(26명)이었다. 귀환 여성 본인이 직접 키운다고 응답한 비율은 82.4%(103명)이었다.


이들 중 86.8%(92명)이 학교에 정상적으로 다니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나머지 14명은 과거에는 학교에 다녔지만 현재 다니지 않거나, 전혀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인 11명이 한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이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80.4%(78명)는 '자녀가 한국에서 교육받기를 희망하는지 여부'에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교육의 질이 좋아서'라는 응답이 4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이들 중 대부분인 85.4%(82명)이 자녀가 한국에서 취업하길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이유로 '한국의 일자리가 더 좋아서(35.4%)', '이후 한국에서 살게 하고 싶어서(34.8%)' 등 이었다.


여가부는 본국으로 귀환한 결혼이민자와 그 동반자녀가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체류, 교육, 법률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지난 12일부터 전날(14일)까지 한-베 다문화가족 청소년들을 초청해 문화 체험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여가부의 함께 조사를 진행한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는 "현재 귀환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의 아동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베 자녀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동 수당 지급으로 지금까지 발견되지 못한 귀환여성과 그 자녀들이 발굴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귀환여성과 한·베 자녀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며 "한국 국적의 한·베 자녀의 교육과 진로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현실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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