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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에 가계빚도 ‘눈덩이’…대출규제도 약발 ‘안 통해’


입력 2024.08.22 06:47 수정 2024.08.22 09:05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8·8대책 발표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굳건’

금융당국, 가계대출 관리 강화…금리 인하도 ‘신중’

9월 DSR 규제 강화 예고…“매수심리 꺾기 힘들어”

불붙은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8·8대책을 통해 대대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과열 분위기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불붙은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8·8대책을 통해 대대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과열 분위기다. 그에 따른 가계부채 급등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데다 다음 달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도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당분간은 집값 상승 기대감을 꺾기 어려워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은 올 들어 6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만약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되면 13회 연속 동결이며, 최장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2월부터 올 7월까지 연 3.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짙은 데는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2주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 대비 0.32% 오르며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018년 9월 2주(0.45%)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거래량도 꾸준히 늘어 21일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8304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신고기한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1만건에 육박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가계대출도 급증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725억원이다. 7월 말 715조7383억원에서 이달 들어 2주 만에 4조2342억원 불어났다. 지난달에도 한 달 간 가계대출이 7조1660억원 확대된 바 있다.


가계대출 급증은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했다. 같은 기준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은 562조9908억원이다. 7월 말(559조7501억원) 대비 3조2407억원 증가했다. 섣불리 금리를 낮췄다가 대출수요를 자극해 집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주택공급과 대출규제 강화 등을 병행해 부동산시장 안정 및 가계부채 증가세를 누그러뜨리겠단 계획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기 부천 소재 LH 신축매입임대 및 부천대장 3기 신도시 현장을 점검하며 “수요와 공급대책이 적절하게 이행되면 주거 안정은 충분히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8·8대책에서 발표한 42만가구 공급 계획을 추진하며 9월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와 은행권 DSR을 포함한 추가 건전성 강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방침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는 연 1.2%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추가 적용된다. 당초 9월 적용하기로 한 스트레스 금리 수준은 0.75%포인트지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수도권에 한해서 더 높은 금리 수준을 책정하겠단 방침이다.


가령 연소득 5000만원 직장인이 연 4.5% 금리 변동형, 30년 만기로 주담대를 받으면 현재는 대출한도가 3억2900만원이지만, 다음 달부터는 한도가 4200만원가량 줄어든 2억8700만원 정도가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더라도 당분간 매수심리를 꺾긴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시장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대출이 안 나오는 부분에 대한 수요를 일부 덜어낼 뿐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적다”며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되는 내년 7월이 되면 대출한도는 더 줄어들 테니 지금 미리 들어오는 수요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이 안 나오고 몇천만원 차이로 주택을 매수할 수 없는 수요는 자동 이탈되겠지만, 그 정도 금액은 무리해서라도 끌어올 수 있는 수준이어서 매수세가 확 꺾이긴 힘들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규제는 오히려 수요자들을 더 조급하게 만든다”며 “매매 거래량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1만건까지 내다본다는 건 매물 소화가 굉장히 빨라져 추격매수세까지 붙을 수 있으니 수요가 갑자기 폭증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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