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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아성의 '한국이 싫어서' [D:현장]


입력 2024.08.21 18:13 수정 2024.08.21 18:1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장강명 작가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영화로 만들어져 시대와의 소통과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는 장건재 감독, 배우 고아성, 주종혁, 김우겸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한국이 싫어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 분)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이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장건재 감독은 "원작을 2015년 출간된 해에 읽었다. 영화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고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판권을 알아보기 시작해 2016년부터 준비했다"라며 "소설 읽은 분들은 계나의 일인칭 화법으로 전개되는데, 영화는 이야기와 물리적 공간, 주변 인물들 촬영에 대한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 현실적인 부분들도 신경 썼다"라고 소설과의 차이점에 대해 밝혔다.


이어 "소설 속 7~8년 정도의 시간을 영화에서 어떻게 다뤄야 할까도 고민했다. 지난 몇 년간 펜데믹을 거치면서, 계나가 느끼는 한국과 외국에서의 생활 질감, 이런 것들을 주로 생각했다. 각색 뿐만 아니라 촬영하는 과정도 숙제였다. 상상 속 인물들을 살아 움직이는 생물인 배우들과 함께 어떻게 만들어 낼지 준비와 과정이 내게 큰 숙제였다"라고 설명했다.


고아성이 연기한 계나는 평범한 20대 후반의 여성이다. 지독한 취업난을 겪고 들어간 직장과 결혼을 하자는 오랜 남자친구 지명, 적금을 깨서 아파트로 이사 가자는 부모를 뒤로하고 한국을 떠난다.


고아성은 "시나리오를 받고 꼭 하고 싶었다. 놓치면 영영 후회할 것 같은 작품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맡아 온 청춘의 결기, 사회 초년생이 갖는 열정이 지난 직장 생활 7년 정도 한 20대 후반 지친 여성상을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고아성은 "수년간의 계나를 보여주기 위해 교포 메이크업을 신경 써 봤다. 한국을 떠나면서 기본적인 피부부터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다. 의상도 뉴질랜드 현지에서 다 구입해 입었다.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줘서 영화 속에서 잘 구현할 수 있었다"라고 신경 쓴 부분을 말했다.


주종혁은 계나의 유학원 동기 재인 역을 맡았다. 주종혁은 "뉴질랜드는 실제 내가 유학했던 곳이다. 시나리오 봤을 때 너무 하고 싶었고 뉴질랜드 유학생을 누구보다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촬영 날 유학할 때가 생각났고 그 때의 공기가 몸 속에 남아있는 걸 느꼈다"라고 전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지만 당시 고아성은 부상을 입어 참석하지 못했다. 고아성은 "계단 내려가다가 넘어져 꼬리뼈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 두 달 정도 입원했었다. 부국제 개막작에 선정돼 너무 기뻤는데 참석하지 못해 속상했다. 진심으로 휠체어 타고라도 가고 싶었는데 앉아있을 수 없었다. 관객과 만나고 싶어 저화라도 잠깐 GV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주종혁은 "유학은 나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님의 의지 였다. 당시는 너무 외롭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서 돌아보니 당시의 경험이 많은 자양분이 됐다. 돌이켜보니 그때 그 순간 모든 것들이 다 행복이었던 것 같다"라고 실제 유학의 경험을 비추어 '한국이 싫어서'의 메시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계나의 남자 친구 지명으로 분한 김우겸은 "지명은 눈치 없을 정도로 낙관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지명의 모습이 저에게 필요한 면모다. 낙관적인 것도 필요하고 그 상황에 만족할 줄 아는 모습도 필요하다. '한국이 싫어서' 촬영 후 지명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 점점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주종혁과 김우겸은 고아성과 함께 연기한 소감도 털어놨다. 김우겸은 "고아성 누나와 한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고 긴장된다"라고 말했으며 주종혁은 "고아성과 함께하니 든든하다. 의지가 되는 친구다. 촬영할 때도 이상하게 너무 편했다. 제가 자유로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장건재 감독은 "한국 사회보다 뉴질랜드가 진일보된 사회라 훨씬 그곳이 좋다는 이분법적인 메시지를 담으려고 한 건 아니다. 계나는 인물이 살갑고 건강한 애인이 있다. 계층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가족이 있고 정규직 직장이지만 10년간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갖고 있는 피로감이 엄청나다는 걸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계나의 선택에 주목해 줬으면 한다. 삶의 지반을 바꾸면서까지 시도하려고 했던 의지가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 세계관은 어떤지를 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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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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