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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가차없이 서비스 종료”...게임사 운영시계 빨라진다


입력 2024.08.23 11:52 수정 2024.08.23 13:2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3N, 출시·개발 기간 관계없이 종료 결정

웹젠, 부진한 게임 접고 외부 투자 확대

업황 부진 속 차기작 경쟁력 강화 집중

일방적 공지·아이템 환불 두고 이용자 반발도

넷마블 '세븐나이츠'ⓒ넷마블

국내 게임사들의 ‘선택과 집중’ 기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이라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 과감하게 서비스를 종료하고 나섰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높아진 인건비와 서비스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차기작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22일 대표작인 ‘세븐나이츠’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세븐나이츠는 2014년 출시된 수집형 모바일 게임으로, 넷마블을 모바일 게임 강자로 올려뒀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세븐나이츠2’와 ‘세븐나이츠 키우기’, ‘세븐나이츠 타이 원더러’ 등 동 IP를 활용한 게임이 다수 출시되며 간판 IP로 자리매김했다. 자체 개발 엔진이라는 한계에 따른 개발 인력 부재와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출시한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를 일년 만에 운영 종료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획일화된 자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유의미한 지표를 내지 못하면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측은 “새로운 퍼즐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웹젠은 올해 들어 게임 3종의 막을 내렸다. ▲MMORPG ‘뮤 오리진’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라그나돌’ ▲모바일 RPG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등이다. 이 중 뮤 오리진은 9년간 서비스를 이어온 장수 게임으로, 갑작스러운 종료 소식에 이용자들의 반발이 일기도 했다. 대신 웹젠은 연초부터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규 IP 확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약 420억원을 투입해 중소형 개발사 지분을 확보하고 신작 퍼블리싱권을 확보하는 식이다.


위메이드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MMORPG ‘미르M’의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서비스와 콘텐츠 및 시스템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어렵다고 봤다. 미르M은 위메이드 대표 게임 ‘미르의 전설2’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복원한 미르 지식재산권(IP) 정통 계승작이다.


업계 불황 속 나홀로 호실적 행보를 보이는 넥슨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만 게임 3종의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차기 슈팅 게임으로 각광받은 ‘베일드 엑스퍼트’는 7개월 만에, 모바일 액션 RPG ‘빌딩앤파이터’는 6개월 만에 철수했다. 온라인 액션 대전 게임 ‘워헤이븐’은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출시 후 4개월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과열된 시장 경쟁과 투입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조기 종료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린 게임들은 일정 기간 인게임 캐시 및 아이템 환불 기간을 거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환불 기간이나 대상을 두고 게이머와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최근 웹젠이 게임 운영 종료 및 아이템 환불을 두고 이용자를 무시했다며 뭇매를 맞았다. 뮤 오리진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리면서 이용자가 공지일 당시 보유한 유료 재화에 한해서만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거센 반발을 샀다. 일부 이용자들이 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관에 신고하고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자 웹젠은 환불 대상 범위를 이용자가 약 3개월간 현금·카드 결제한 모든 상품과 아이템으로 확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거치며 개발 인건비도 많이 올랐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용도 만만찮다”며 “이전에는 게임이 성과를 낼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차기작에 더 집중하거나 외부 IP 확보에 투자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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