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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부터 사케까지’ 주류시장 침체 속 일본 주류 약진 비결은?


입력 2024.08.26 07:14 수정 2024.08.26 07:14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중국 맥주의 부진 현상과 엔저 현상 등 영향 받아

맥주 회복 이어 사케도 인기…유통업계 브랜드 론칭

CU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차별화 사케 브랜드 ‘쿠’를 론칭했다.ⓒBGF리테일

최근 부진에 빠진 국내 주류 시장에서 일본 주류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수제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일본 맥주 브랜드가 빈자리를 빠르게 메웠고, 유통업계는 반경을 넓혀 일본 사케 브랜드까지 잇따라 론칭하고 나서고 있다.


26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3777만 달러(약 500억원)로 작년 동기(2272만 달러) 대비 66% 증가했다. 올해 일본 맥주 수입량은 4만7184t(톤)으로 2018년(5만243t)의 94%에 달한다.


한일 관계 개선과 기존 시장을 이끌던 중국 맥주의 부진이 겹치면서다. 아사히 맥주 등 일본 맥주는 수입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다 2019년 하반기 일본 불매 운동으로 판매가 급감,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본 맥주 수입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전체 시장 상황과는 정반대 행보다. 올해 1∼7월 맥주 수입액은 1억1956만달러(약 1600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8.2% 줄었다. 일본 맥주를 대신해 반사 이익을 누리던 중국 맥주는 칭다오 맥주 공장 '방뇨' 사건 이후 4위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업계서는 일본 맥주가 재기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 ‘중국 맥주의 부진’을 꼽는다.


‘수퍼 엔저’ 현상도 하나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여행을 하며 일본 음식과 함께 맥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선호하는 맥주가 생긴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엔저 나비효과’가 맥주로까지 확산한 것이다.


일본 맥주의 인기 부활로 관련 기업의 매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아사히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13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22억원) 대비 33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35억원) 대비 1100% 늘었다.


업계서는 향후에도 일본 맥주의 인기와 함께 수입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맥주 브랜드의 판촉 활동이 다시 시작됐고, 신제품의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일본 맥주가 진열돼 있다.ⓒ뉴시스
◇ 유통업계, 사케 모시기 경쟁 본격화


일본 주류 인기는 맥주를 넘어 다른 주류로까지 번지고 있다. 흔히 ‘사케’로 불리는 일본 청주도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 올해 7월까지 일본 청주 수입액은 사상 최대인 1434만 달러로 작년 동기(1388만 달러)보다 3.3% 증가했다.


이에 주요 유통 채널들은 사케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면서 일본 인기 사케 브랜드가 국내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입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본 주류 회사 사케를 지속적으로 수입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CU는 업계 최초로 사케 브랜드 '쿠'를 론칭했다. 첫 제품 ‘오니노카나보’는 일본 사케 전문 제조사 긴빈 주조에서 만들었다. 사케가 하이볼과 함께 편의점에서 성장률이 두드러지는 주류 품목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1인 가구에 맞춘 300㎖짜리 소용량으로 기획했다.


GS25에서 판매하는 사케 상품 수도 2021년 20종에서 지난해 120종으로 2년 만에 6배 증가했다. 이에 GS25는 안주 간편식 키워드로 ‘홈자카야(짐+이자카야)’를 선정하고 사케와 어울리는 간편식을 올해부터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사케 전용매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GS25 사케특화점은 주류 전문점형 점포 중 사케 라인업을 강화한 매장이다. 일반 매장 대비 사케 취급 품목이 많고 특화 존을 꾸렸다. 올해 7월 기준 전국 사케 특화매장 점포 수는 1500여점으로 연내 2000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주류 제조 업체들도 일본 사케 모시기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일본산 사케 '이가라시 준마이긴죠 지카구미'를 처음 출시했다. 지카구미란 막 완성된 술을 그대로 병에 담아 맛과 향을 내는 제조방식을 말한다. 한국에는 1년에 340박스 한정 수입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주류 취향이 워낙 다양해져서 새로운 주종을 찾는 고객 트렌드를 반영해 사케 브랜드 론칭 등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 수요도 늘고 있는 만큼 자연히 일본 맥주, 사케 등 주류쪽에도 그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 한동안 일본 주류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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