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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 A!…현대차·기아가 해냈다 [데스크 칼럼]


입력 2024.08.29 15:48 수정 2024.08.29 16:49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현대차·기아 신용등급 '올 A' 트리플 크라운

美 빅3는 물론 글로벌 2위 폭스바겐도 앞서

정의선 회장,혁신 리더십으로 한국 자동차 브랜드 위상 높여

국가경제에도 긍정 영향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현대차그룹

올(All) A, 누가 봐도 열심히 한 학생이라는 객관적인 지표다. 한마디로 우등생이라는 의미다. 학생의 성적표가 학점이라면 기업의 성적표는 신용도다.


신용등급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토대로 국제 금융시장이 매긴 공인 성적표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은 설립된 지 100년을 넘긴 업체들로, 전 세계 기관투자자와 금융기관들이 투자 결정을 하는데 반드시 이들이 부여한 신용등급을 핵심 지표로 삼는다. 여기서 'A'는 사회와 마찬가지로 성적이 좋았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현대차그룹의 성적표는 우등생의 그것과 같다. 현대차·기아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무디스·피치·S&P)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았다. 그러니까 올A는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것과는 결부터 다른 것이다.


3대 평가 기관은 모두 현대차와 기아를 묶어 평가하는데, 지난 2월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가 신용등급을 각각 ‘A3′와 ‘A-’로 올린 데 이어, 지난 21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까지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로 상향했다.


3대 신용평가사에서 모두 A등급을 받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현대차·기아,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등 4곳에 불과하다.


미국 자동차 업계 '빅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는 신용평가사 3곳 모두로부터 B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외신들이 "한국자동차 브랜드에 의미 있는 이정표(성과)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서 현대차·기아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한 이유다.


뭐 그렇게 큰일인가 싶을 수 있지만, 금융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상상외에 대단한 성과다. 실제 이들 평가사가 글로벌 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이들의 등급 변경으로 하루에만 많게는 수십조원의 자금이 전 세계를 넘나든다. A등급으로의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위상 및 브랜드 가치 제고는 주주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금융시장에서도 명실상부 글로벌 탑티어가 됐다는 의미다.


한발 더 나아가 철저하게 이 평가는 철저하게 인과론의 자장 안에서 움직인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액 139조4599억원, 합산 영업이익 14조9059억원을 기록했다.


둘 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13% 이상으로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 세계 판매량 1위의 일본 도요타그룹의 경우 상반기 매출 22조9104억엔(약 213조원)과 영업이익 2조4210억엔(23조원)으로 이익률은 10.6%로 계산됐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매출 1588억유로(236조원), 영업이익 100억5000만유로(15조원)을 기록하며 한 자릿수 이익률(6.3%)에 그쳤다.


개별 실적 상승세 역시 돋보였다. 현대차는 2분기 판매량 105만7168대, 연결기준 매출액 45조206억원, 영업이익 4조2791억원, 9.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판매량 79만5183대, 연결기준 매출액 27조5679억원, 영업이익 3조6437억원, 영업이익률 13.2%를 기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그룹

물론 이런 평가가 임직원들의 애사심이나 쏟아부은 노력, 그 등급만큼의 희생 같은 것을 모두 설명해주진 못한다. 신용등급이 좋거나 나쁜 것도 다 그 이유가 있고, A등급과 B등급 사이에 숨겨진 의미도 존재한다.


다만 확실한 것 한가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리더십은 '올(All) A'다. 실제 조직의 성패는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리더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 회장의 '탁월한 리더십'은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10연패, 남자 단체전 3연패, 혼성 단체전 2연패 등 각종 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에서 알 수 있다. 한국 양궁의 성적은 시스템과 생태계에서 나온 것이고, 그것은 정의선 대한양궁협회 회장의 리더십에서 시작된 것이다. "사자 한 마리가 이끄는 양 떼가, 양 한 마리가 이끄는 사자 떼를 이기는" 법이다.


좋은 성적표는 새로운 동기를 만들어내는 근원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신용등급 상향이 향후 전동화,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현대차·기아의 추진 중인 미래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특히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 과정에서 신규 주주 및 투자자 유치는 물론 필요시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전날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2033년까지 10년 동안 총 12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계획과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도 지난 4월 2028년까지 총 3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러나 현대차·기아가 보여준 역대 최고 실적과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는 '트리플 크라운'의 입지는 분명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노고와 역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훌륭한 업적이다. 더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정의선 회장의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 연설 중엔 이런 말이 나온다. "어느 분야든 최고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보다 중요한 건 우리 모두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품격과 여유를 잃지 않는 진정한 1인자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드릴 수 있다." 이런 마음이 현대차·기아에 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국익차원에서도 그렇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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