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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총수 체코行…'반도체·배터리' 협력 나설까


입력 2024.08.30 11:47 수정 2024.08.30 12:1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원전 협력 첫 단추로 반도체·에너지·바이오 등 첨단 산업 협력 물꼬 틀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왼쪽부터).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내달 중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동행한다.


원전 뿐 아니라 반도체·에너지·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양국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인들이 추가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지 관심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19~20(예정) 체코를 방문하는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4대그룹 총수가 총출동하는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체코 신규 원전 수주 '팀코리아' 주역인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정원 회장도 사절단에 합류해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기업인들이 대거 체코를 방문하는 만큼 추가 협력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가진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최선을 다해 내년 3월 공식계약서에 사인하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사절단은 원전 사업과 관련해 힘을 실어주는 한편 체코 시장 진출과 관련해 다양한 비즈니스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문 기간 양국이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금융·에너지·인프라 등 경제·산업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TIPF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역점을 두고 있는 새로운 협력 체계로, 상호 호혜적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 그린·디지털·바이오 등 새로운 통상이슈까지 아우르는 협력체를 말한다.


체코 정부가 신규 원전 사업에 한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사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한 대형원전 주기기.ⓒ두산에너빌리티

주요 협력 프로젝트로 반도체, 배터리, 방산 등 첨단 산업이 거론된다.


실제 체코는 일반 제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항공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혁신산업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반도체다. 지난해 통과된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은 체코가 EU 이사회 의장국 시절 제안한 것으로 강력한 반도체 육성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체코는 반도체 공급망 안보를 위해 지난해 반도체칩 제조를 전략적 투자 분야에 신규 추가하고 현금성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글로벌 2위 전력 반도체 기업 미국 온세미(onsemi)의 체코 내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는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온세미는 지난 6월 체코에 실리콘 카바이드(SiC) 제조 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이곳에서 10억개 이상의 기기를 포함해 연간 300만개 이상의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체코 정부는 10년간 세금 면제와 최대 100억 크로네(약 5900억원)의 국가 보조금으로 화답했다.


TSMC이 독일 드레스덴에 100억 유로(약 13조5000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중이며 미국 인텔이 인근 마그데부르크에 공장을 짓는 등 유럽 간 반도체 대항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체코 역시 보조금, 세액공제 등 다양한 지원책을 무기로 한국 기업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도 논의가 예상된다. 이는 에너지 위기에 따른 자국 내 탄소중립 정책 강화와 맞닿아 있어 배터리 소재, 태양열, 연료전지 등 포괄적인 에너지 사업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체코는 최소 2~3개의 기가팩토리(배터리 제조공장)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폭스바겐이 유력 후보 기업으로 거론됐으나 작년 11월 전기차 성장 속도 감소를 이유로 투자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의 전경ⓒ연합뉴스

이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전기차 관련 산업 투자를 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 스코다를 비롯해 현대차의 배터리 조립생산을 제외하면 체코 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은 소형 전문기업에 불과하다.


따라서 배터리 뿐 아니라 연료전지, 태양광 및 태양렬, 히트펌프, 탄소 포집·저장 등 다양한 에너지 산업에서의 추가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체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핵심 분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설치 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


코트라는 '2024 체코 진출전략' 보고서를 통해 "체코는 탈석탄 기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 탈피 및 에너지 안정성 제고를 위해 전기차 전환, 베터리 및 저장장치 산업 육성·투자유치에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 원전에서도 추가 협력을 끌어낼지 관심이다. 체코는 신규 원전 및 SMR(소형모듈원자로) 건설, 기존 원전 유지보수 투자 등으로 2040년까지 원전 비중을 46~58%로 늘릴 계획이다. 민·관 합동팀이 24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수주 풀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 SK, 현대차, LG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이끌고 있는 큰 축으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체코 기업인들과 미래 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비즈니스 확대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방 기간 비즈니스포럼, MOU(업무협약) 체결식, 비즈니스 상담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현대차는 체코 노쇼비체에 공장을 운영 중이어서 정의선 회장이 현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체코법인(HMMC)의 친환경차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70%로 높인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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