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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영구채·후순위채 발행...금융사 자본 확충 ‘러시’


입력 2024.08.31 07:00 수정 2024.08.31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보험·은행·증권사 자금 조달·건정성 지표 개선 ‘박차’

수요 예측 흥행에 목표금액 상회...하나證 직접 공모

기관·개인 자본성증권 고금리 매력 주목...연 4~5%

ⓒ픽사베이

금융사들이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금 조달과 동시에 건정성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데다 기관과 개인투자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적극적으로 자본성 증권을 활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메리츠화재(후순위채)를 선두로 29일 한화손해보험(후순위채), 30일 KDB생명보험(후순위채) 등 금융사들의 자본성 증권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6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는데 4000억원 모집에 약 6000억원가량의 주문이 들어왔다. 대부분 메리츠화재처럼 당초 밝힌 모집액보다 수요예측이 몰리면서 목표 금액을 훌쩍 넘긴 증액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다음 달에도 12일 NH농협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 24일 한화생명(신종자본증권), 25일 신한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 26일 흥국화재(후순위채) 등의 발행이 줄지어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1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내달 5일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직접 청약을 진행한다. 최근 채권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만큼 주도적으로 공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수요 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할 경우 이 물량은 주관사와 인수단이 나눠서 인수하게 되는데 하나증권은 이번 발행에서 미매각 리스크가 적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주관사·인수단 없이 직접 주선에 나서면 수수료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통상 금융사들은 자본을 확충하는 동시에 재무 건정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다.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같은 자본성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길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K-ICS(킥스·신지급여력제도)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은행·금융지주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을, 증권사들은 순자본비율(NCR)을 높이는 수단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금융사들 입장에선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수월한 것이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지만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구분돼 시간이 흐르면 자본 인정 비율이 줄어든다. 대신 후순위채가 신종자본증권보다는 조달 금리가 낮아 발행사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더 적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자본성증권의 고금리 매력이 부각된 것도 금융사들의 발행 작업에 탄력을 주고 있다.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증권사 소매금융(리테일) 창구를 통해 신종자본증권을 매수하며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인 30일 기준 AA- 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3.503%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3.5%와 비슷한 수준이다. 발행에는 유리하지만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 매력도는 떨어진 상태다. 반면 올해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금리가 연 4~5%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성증권 발행과 관련, “최근 수요예측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 확보에 성공하고 있고 보험사 후순위채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또 ‘안정적’ 신용등급이 부여된 기업들이 많아 최초 목표 금액을 상회하는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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