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센터 조합원 700여명, 파업 돌입
비조합원만으로 운영 어려운 구조… 정비 차질 불가피
9월 9일부터 영업부 파업 시작 예정
9월 11일 재교섭… 벤츠 악재 길어지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동조합이 6일 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파업에 나선다.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은 올해만 벌써 두번째로, 지난달 파업 이후 노사간 재교섭을 이어왔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특히 이번 파업에는 차량 정비를 쥐고 있는 엔지니어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전국 벤츠 정비망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수입자동차지회에 따르면, 한성자동차 노조 내 서비스센터 조합원 700여명은 이날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서비스센터 조합원에는 엔지니어, 부품 수급 및 관리를 맡는 부품과, 고객 상담을 맡는 어드바이저 등이 포함돼있으며, 이날 하루 출근을 하지 않는 식이다. 정상 출근한 비조합원은 500여명에 불과해 사실상 서비스센터의 정상적인 운영은 불가능하다.
이날 서비스센터 조합원 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9일에는 영업부 조합원들까지 파업에 동참한다. 9일부터 영업부 조합원들이 1시간 동안(오전 9시~10시) 출근을 늦추는 형식이며, 11일 재교섭에 따라 추가 투쟁 지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성자동차 노사는 올 2월부터 이어진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7일 총파업에 나선 이후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재차 파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매년 200~300%씩 지급되던 성과급이 올해 50%로 삭감됐기 때문이다. 국내 벤츠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가, 벤츠의 본사인 벤츠 AG와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 기업인 '레이싱홍' 그룹에는 여전히 수천억원을 배당하고 있지만, 정작 직원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이번 임단협 교섭에서 성과급 형태가 아닌 고정 상여금을 배치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측은 기본금 10여만원 인상을 주장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월부터 7월까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임금 교섭에서 지난해 46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는 이유로 임금동결을 주장했다"며 "매년 200~300%씩 지급되던 성과급을 올해에는 일방적으로 삭감해 50%만 지급한다고 잡아떼고 있는 상황이며, 조금도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직접 판매 가능성도 노조의 불안감을 키웠다. 직접판매는 딜러사가 벤츠코리아로부터 차를 매입해 판매했던 기존의 방식 대신, 벤츠코리아가 직접 차량을 판매하고 딜러사는 전시장을 운영하며 차량을 설명하는 역할로 판매 방식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노조 관계자는 "낮아진 성과급과 함께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가장 키우는 건 임금보다도 직접 판매"라며 "직접판매 시점이나 계획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공지한 적도 없으면서 이미 내부에서는 직원 수를 조정하는 것 같다. 정규직 조합원이 잘려나가고 그 자리를 비정규직이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 간의 관계가 일반적인 수입차-딜러사 구조에서 벗어나는 만큼 벤츠코리아의 속사정도 복잡해질 예정이다. 통상 수입차 본사와 딜러사간 관계가 '갑-을' 구조인데 반해,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의 2대 주주의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판매 및 정비에 차질이 생겨도 한성자동차를 딜러사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의미다. 최대 판매망이자, 최대 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접점인 만큼 한성자동차의 파업은 향후 기존 고객 관리 및 신규 고객 유치에도 영향을 끼칠 예정이다.
게다가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전기차 EQE 화재로 무상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센터 조합원 파업이 또 진행될 경우 무상점검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