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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HMM 대표 "위기가 기회됐다...中 버블 붕괴 대비책 있어"


입력 2024.09.10 13:43 수정 2024.09.10 13:44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HMM '얼라이언스·중장기 전략 설명회' 개최

김 대표 "최고 수준의 경쟁력...성장 지켜봐달라"

박진기 부사장 "하팍 공백 메울 수 있어"

김경배 HMM 대표(왼쪽 세번째)가 10일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을 받고 있다. ⓒHMM

HMM이 신규 해운동맹 구성을 마쳤다. 기존 '디 얼라이언스'의 파트너였던 ONE, Yang Ming과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면서 새 협력체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기존 동맹에서 이탈한 하팍로이드의 공백은 MSC(스위스)와의 선복교환 협력과 노선 확대 등을 통해 메울 것으로 보인다.


HMM은 10일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경배 대표를 비롯해 박진기 부사장, 한순구 전략재무본부장, 정준 벌크사업본부장, 이정엽 컨테이너사업부문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2022년 중장기 전략 발표 때와는 상황이 많이 변화한 것 같다"면서 "신규 협력체제를 통해 타 해운동맹 대비 최고 수준의 경쟁력 갖출 것이며, 국내 직기항 확대를 통해 한국 최고의 국적 선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HMM은 기존 '디 얼라이언스' 파트너인 ONE(일본), Yang Ming(대만)과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MSC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교환을 진행하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협력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동맹에서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탈퇴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해운동맹 구축이 불가피한 데 따른 변화다.


그간 업계에서는 세계 5위 선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빠지면서 유럽 항로 유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HMM은 기존 하팍로이드의 영향이 미미하다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박진기 부사장은 "하팍이 탈퇴함에 따라서 발생하는 HMM의 (부정적) 영향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정엽 컨테이너사업부문장도 "디얼라이언스에서 하팍로이드의 비중은 20% 정도였다"면서 "하팍이 탈퇴한 상황에서 새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선복량은 300만TEU로 오션 얼라이언스의 250만 TEU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하팍의 이탈로 우려가 컸던 유럽 항로는 기존 8개(북유럽 4개·지중해 4개)에서 MSC와의 선복교환 협력을 통해 11개(북유럽 6개·지중해 5개)로 오히려 확대된다. 오션얼라이언스나 제미나이 협력과 같은 다른 해운협력체의 노선 수보다 많다.


HMM의 전체 서비스 항로도 늘어났다. 새 협력을 통해 노선은 기존 26개에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신규 협력 체제 하에 30개까지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미주 서안 12개, 미주 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 등이다.


아울러 HMM은 MSC와의 협력 구조가 얼라이언스 체제가 아님에도 동맹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MSC와의 관계는 구속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부사장은 "MSC는 스스로 노선을 세팅하고,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도 자기들끼리 노선을 세팅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서로 윈윈이 되는 노선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얼라이언스 체제를 운영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HMM은 최근 중국이 미국의 고관세를 피하기 위해 시장에 풀고 있는 '밀어내기식 물량'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준비된 전략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선대를 확충한 상황에서 중국의 밀어내기식 물량이 감소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 부사장은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던 중국발 물량이 결국 감소하게 될텐데 이건 사실 굉장히 큰 리스크"라면서 "이런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노선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롭게 준비하는 인도 지역이나, 멕시코, 터키 등과 북유럽 쪽에서 충분히 물동량 커버가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HMM은 전날 단독 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 및 남미 동안 항로 등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발(發) 직기항 서비스를 유치해 국내 항만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화주에 대한 안정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오션, 제미나이 등 다른 해운동맹이 제공하지 않는 부산·일본·베트남~북유럽 직기항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중해 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 확보하고, 터키 등 신규 직기항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HMM은 친환경 선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도 내놨다. HMM은 2050년 '넷 제로(Net-Zero)'를 2045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친환경 경영에 총 투자금액의 60% 이상인 14조4000억원을 배분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순구 전략재무본부장은 "매년 영업 현금 흐름에서 적어도 1조 5000억에서 2조원 가량을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에 재원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경영진은 HMM의 매각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매각 이슈는 대주주들의 결정이 중요하다"며 "매각 시점 등 이슈와 관련해서는 경영진이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올해와 내년 예정된 영구채는 때가 되면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HMM은 올해 10월과 내년 4월 각각 6600억원, 72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조기 상환을 앞두고 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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